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1일부터 시행되지만 여전히 피해자 구제에 소극적이라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정치권 모두 특별법 한계에 공감하고 있어 추가 입법 보완에 대한 논의도 조만간 재개될 예정이다.
3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특별법 시행 이후 상황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한 후 제도적 숙성기를 거쳐 추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현재 주택 보증금이 5억원 이상일 경우나 입주 전 전세사기 등은 특별법 구제 대상에서 제외된 만큼 이들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세사기 피해 주택 보증금이 대부분 1억~3억원 미만이어서 5억원 이상은 피해자의 절대적 수치가 적다는 이유에서 보호 대상에서 배제된 것인데, 이 부분은 제도 사각지대인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임차주택의 선순위 저당권 대출채권과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공공이 매입한 뒤 향후 시장 매각 등을 통해 투입 비용을 환수하는 채권 공공매입 방안 도입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 가운데 최우선 변제금도 못 받게 된 피해자들에게는 최우선 변제금과 회수금의 차액을 주거비로 우선 지원하는 방안 등도 보완책으로 거론된다.
특별법이 다가구주택 임차인들에게는 큰 실효성이 없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특별법은 피해 주택 경공매 시 임차인이 다른 입찰자보다 우선해 경매를 낙찰받을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부여했는데 다가구주택의 경우 구분등기가 불가해 우선매수권을 부여해도 피해자가 가져갈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깡통전세 피해자들을 함께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특별법은 다수의 임차인에게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 임대인에 대한 수사 개시 등 일정한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하고 있어 단순히 '매매가<전세가'인 '깡통전세'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깡통전세도 집단적 피해로 번지면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동일한 주거 불안정을 겪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전세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특별법이 차질없이 신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적극 협력해 피해자들의 주거안정을 돕겠다"면서 "법 시행 이후에도 상황을 충분히 모니터링한 뒤 부족한 점이 있다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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