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주발사체 발사] 北, 체면 구긴 도발... 로켓 연결부위엔 '점검문13' 붉은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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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
입력 2023-05-3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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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 '북 주장 우주발사체' 추정 물체 인양
    (서울=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일부를 해상에서 인양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 2023.5.31 [합동참모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3-05-31 11: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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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일부를 해상에서 인양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31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우주발사체' 발사에 실패했다. 다만 실패를 곧바로 인정하고 조만간 2차 발사에 나설 것을 예고하면서 이르면 6월, 늦어도 연내 2차 발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케트(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 국제사회에 통보했던 예고기간(5월 31일 0시∼6월 11일 0시) 첫날 발사한 것이다.
 
그러나 '천리마-1'형은 정상비행하던 중 1계단(단계)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우주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우주발사체 낙하지점(한‧중 잠정조치수역)에서 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부유물을 인양했으며, 나머지 잔해물에 대해서도 수색·인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양한 시간은 오전 8시 5분께로, 북한이 발사체를 쏜 지 약 1시간 30분 만이다. 이에 군과 정보 당국이 북한 로켓의 발사와 궤적을 실시간 확인하고 신속하게 반응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양한 부유물은 1단 로켓과 2단 로켓 사이 원통형 연결단으로 추정된다. 합참이 공개한 사진에는 연결단 표면에 '점검문-13(기구조립)'이라는 빨간색 글자가 적혀있다. 군은 수거작업이 완료된 뒤 전반적인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북한도 발사 실패 후 2시간 30분이 지나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 사고 발생'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천리마-1'형에 도입된 신형발동기 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 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여러 가지 부분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로켓 발사 실패를 즉각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이번 발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과정의 일환이 아닌 정찰위성 발사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번 실패가 일시적 차질에 불과할 뿐 큰 기술적 결함은 없다고 주장하는 차원으로도 읽힌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는 "최소의 고장 원인 조사를 통해 큰 문제를 확인하고 수정 후 바로 발사할 개연성이 높다"며 "몇주 내 2차 발사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도 "여름으로 갈수록 기상을 예측할 수 없고 6월 상순 당 전원회의 소집을 예고한 만큼 가급적 6월 재발사가 예상된다"면서도 "재발사 시 재실패는 정권적 부담이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를 '위성 명목의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 및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고,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실시간 보고했다.
 
NSC는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유엔(UN)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미국 백악관 NSC도 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복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뻔뻔하게 위반한 것이며 역내 및 이를 넘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안보 저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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