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쳐오면서, 집 안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크게 늘었다. 국내 반려 가구 셋 중 하나는 아는 사람을 통해 반려동물을 입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 번식업자나 애견센터 등을 통해 분양받은 경우도 많아 입양 비용 부담이 크게 뛰었다.
4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간한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입양 시기 중 지난 3년(2020~2022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달했다. 2020년 12.4% 2021년 13.2% 2022년 18.4% 등이다. 2017년 비중이 8.8%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빠른 상승 폭이다. 강아지보단 고양이 분양 비중이 높았고, 유기 동물 입양도 크게 늘었다.
반려동물 입양 이유는 ‘타인들과의 단절로 생긴 우울감 해소’가 1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13.5%), 재택근무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13.2%) 순이다. 입양을 고민하는 시기는 길지 않았다. 당일 결정이 27,1%로 가장 많았고, 1주일 22.7%, 2~3주일 13.9%였다. 장기간(1개월 이상) 고민한 경우에는 책임감(61%)에 대한 부담이 컸다.
국내 반려 가구 중 33.6%는 지인을 통해 입양했다. 유기장소에서 반려동물을 구조했다는 답변도 13.5%로 적지 않았다. 동물보호센터에서 입양한 경우는 6.4%, 동물병원에서 입양한 경우는 6.5%였다. 일반 애견센터(14%), 복합매장(9.1%), 전문 번식업자(3.5%)를 통해 분양받은 경우도 10가구 중 3가구(26.6%)에 달했다. 신뢰도는 지인(66.7%)과 동물병원(50.8%)이 가장 높았다.
반려동물 입양비는 평균 28만2000원으로 2년 전보다 5만6000원이 늘었다. 이에 대해 KB경연연구소는 “전문 번식업자나 반려동물 복합매장, 일반 애견센터 등을 통한 분양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문 번식업자를 통한 입양 비용은 2년 전 39만9000원에서 올해 7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애견센터도 42만6000원에서 57만1000원으로 14만5000원이 늘었다.
올해 순수 양육비(진료·치료비 제외)는 월평균 15만4000원으로 2년 전보다 1만4000원 증가했다. 사료비와 간식비 비중이 절반을 차지했고 일용품(12.7%), 미용비(10.5%) 비중도 높았다. 최근 2년간 반려동물 치료비를 지출한 경험이 있는 반려 가구는 전체 10가구 중 7가구(73.4%)가 넘었다. 지출 규모는 78만7000원으로 2년 전보다 31만9000원이 늘었다. 100만원 이상 지출한 가구도 18.8%나 돼 같은 기간 8%포인트 증가했다. 치료비 부담을 줄여줄 '팻보험' 인지도는 크게 높아졌지만, 실제 가입률은 10명 중 1명에 그쳤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펫로스' 가구는 전체 반려 가구의 43.3%를 차지했고 장례비용은 평균 38만원이었다. 반려 가구의 절반 이상(58.7%)이 땅에 직접 반려동물을 매장했다고 응답했다. 현행법상 매장은 불법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가장 많았다. 화장을 선택하는 경우는 29.6%, 동물병원에 의뢰하는 경우는 9.2%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