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때도 없이 '카톡'...직장인 60% "퇴근 후 업무 연락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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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보경 기자
입력 2023-06-0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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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A씨 "야간 근무 끝나고 잠을 자야 하는데 끊임없이 울리는 카톡 소리에 잠을 자기 힘들었습니다. 응답을 안 한다는 이유로 단톡방에서 강퇴당하기도 했습니다."

B씨 "원청에서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시도 때도 없이 카톡으로 업무 지시를 합니다. 쉴 수도 없고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습니다."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여전히 퇴근 후 업무 연락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기준법에 퇴근 후 업무 연락 금지를 명문화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지난 3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퇴근시간 이후 업무 연락 및 업무 수행 여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60.5%가 휴일을 포함해 퇴근시간 이후 직장에서 전화·SNS를 통해 업무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이 중 14.5%는 업무시간 외 업무 연락을 매우 자주 받는다고 응답했다. 가끔 받는다는 응답은 46.0%였다.

근무시간 외 업무 연락은 직장 내 괴롭힘과 결합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직장갑질119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접수한 신원이 확인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제보는 483건이었다. 이 중 37.1%(179건)이 '야근·주말출근 강요'와 '업무시간 이외 전화·온라인 업무 지시' 등 부당지시에 의한 괴롭힘이었다. 

최근 퇴근 후 업무와 관련한 연락을 받지 않도록 보장하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유럽 각국에서는 법제화에 나서고 있다. 스페인은 2018년 12월 5일 제정된 개인정보보호와 디지털권리보장에 관한 법을 통해 연결을 중단할 권리가 노동자 권리임을 명시했다. 포르투갈은 2022년 1월 고용주가 정규 근무 시간 외 직원에게 전화·문자·이메일로 연락하는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했다.

직장갑질119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에 근로시간 외 사용자 연락 금지 명문화 △부득이한 경우 정당한 보상 지급 △포괄임금제 전면 금지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성우 직장갑질119 야근갑질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휴식시간은 노동력 재생산을 위해 꼭 보장돼야 하는 시간"이라며 "온전한 휴식권 보장은 노동시간 제도의 본질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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