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TFL) 대표가 올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이후에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인출한 정황이 있다고 블룸버그가 8일 보도했다.
단성한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 단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권 대표가 체포된 후에도 2900만 달러(약 378억원) 규모의 디지털 토큰이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로부터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FG는 테라 코인의 가치를 고정한다는 명목으로 권 대표가 세운 루나·테라 지원 재단이다.
단성한 단장은 "우리는 권도형 혹은 그의 지시를 받고 있는 누군가가 자금을 이체해서 시그넘은행이 아닌 다른 지갑으로 옮긴 후 모처에서 인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아직 해당 자금의 행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추적 중이다"고 덧붙였다.
시그넘은행은 2017년 스위스와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세계 최초의 가상자산 은행이다. 검찰은 시그넘은행의 권 대표 계좌에서 그의 변호를 담당한 법무법인 계좌로 자금이 일부 이체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해당 계좌에는 여전히 13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남아 있다고 검찰은 주장하고 있다.
단성한 단장은 시그넘은행에 남아있는 자금은 권 대표가 LFG의 지갑에서 별도의 지갑으로 이체한 후 다시 은행에 입금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해당 자금을 동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LFG에 보관된 디지털 토큰의 행방은 작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많은 추측을 낳아왔다. 이와는 별개로 올해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권 대표가 작년 6월부터 1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스위스 은행을 통해 인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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