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韓 콘솔게임의 글로벌 도전…'P의 거짓'의 의미 있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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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3-06-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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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19일 정식 출시되는 네오위즈 'P의 거짓', 데모버전 미리 플레이해보니

  • '소울라이크' 특유의 분위기 살리면서도 차별화 시도

  • 어려운 난도와 음울한 분위기…'소울라이크' 좋아한다면 플레이해볼 만

[사진=네오위즈]

첫 보스를 상대할 때부터 벽에 부딪혔다. 게임에서 첫 번째 판은 보통 쉽게 넘어가는데 "왜 이렇게 어렵지"라는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조금만 더 잘하면 물리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도전을 이어갔다. 몇 번의 시도 끝에 필살기로 보스를 격파하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밀려왔다. 높은 난도로 원성이 자자하지만, 적을 처치할 때의 짜릿함은 그만큼 큰 '소울라이크'류 게임의 매력임을 느꼈다.

네오위즈가 오는 9월 19일 글로벌 출시하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P의 거짓'은 올해 출시되는 국내 콘솔게임 중 손꼽히는 기대작이다. 지난해 세계 최대 게임쇼인 '게임스컴 2022'에서 3관왕을 달성하면서 기대치가 크게 높아졌다. 출시를 약 3달 앞두고 플레이한 데모 버전에서는 이러한 기대감이 괜한 것이 아니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두운 분위기와 묵직하면서도 호쾌한 액션, 그러면서 어려운 난도가 특징이다. 일본의 유명 게임 '다크 소울' 시리즈와 유사한 류의 게임을 일컫는 '소울라이크' 요소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이를 동화 '피노키오'와 융합했다. 19세기 말 유럽의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 시대의 배경에 스팀펑크(18~19세기 SF물) 분위기가 어우러진 배경은 고혹적이면서 스산해 긴장감을 자아낸다. 주인공을 공격하는 적들인 '기계 인형'의 기괴한 움직임과 울음소리는 몰입감을 더욱 높인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폐허가 된 도시 곳곳에 고장난 기계인형들이 나타나 주인공을 공격한다. [사진='P의 거짓' 게임 갈무리]
 

사각지대에서 예고 없이 튀어나오는 적과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적 등이 있어 게임 플레이 내내 방심할 수가 없다. [사진='P의 거짓' 게임 갈무리]

전반적인 움직임은 경쾌하다기보다는 둔탁하다. 여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적들의 집중 공격에 당하기 쉽다. 적들의 움직임이 불규칙하다 보니 공격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상황에 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결과는 뻔하다. 하지만 난도가 높은 만큼 적들을 물리쳐 나갈 때의 쾌감은 높다.

무기의 날과 손잡이를 취향에 맞게 조합하는 시스템은 원작 격인 '다크 소울'에는 없다. 액션 RPG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 측면에서 '다크 소울'과 차별화를 주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데모 버전에서는 5종의 무기만 구현됐지만 정식 버전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무기가 지원된다. 대화 선택지를 통해 스토리의 세부 내용이 달라지고, 엔딩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 역시 차별화 포인트다.
 

데모 버전에서는 극히 일부만 체험할 수 있었으나, 이처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손잡이를 변형하거나 날과 손잡이를 자유롭게 조합해 전투 방식을 바꿔 볼 수도 있다. [사진='P의 거짓' 게임 갈무리] 

챕터1의 최종 보스인 '축제 인도자'의 모습. 초반 보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난도가 상당하다. 기본기를 제대로 다져놓지 않았으면 굉장히 고생한다. [사진='P의 거짓' 게임 갈무리]

게임의 핵심 장소인 '크라트 호텔'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주인공의 모습. 챕터1과 챕터2를 가르는 장면으로 사실상 프롤로그가 끝나는 시점이기도 하다. [사진='P의 거짓' 게임 갈무리]

게임의 특성상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기보다는 해당 장르를 해 왔던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에 가깝다. 이전에 유사한 장르를 플레이해 본 경험이 적다면 확실히 어렵다. 바꿔 말하면 소울라이크에 익숙한 이용자들도 적당한 난도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의미다. 터무니없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패턴이 몸에 익고, 기본기를 잘 다진다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P의 거짓은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나 수집형 RPG 등이 범람하는 국내 게임 중에서 보기 드문 PC·콘솔용 액션 RPG다. 그만큼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국내 게임사에서 이러한 도전을 한 사례가 최근에는 결코 많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P의 거짓의 판매량을 200만~300만장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량과 별개로 게임 출시 이후에도 좋은 평가가 이어진다면, P의 거짓은 그 자체로 국내 게임업계에 의미 있는 시도로 남을 전망이다. P의 거짓 데모버전은 오는 27일까지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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