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6월 12~16일) 중국 증시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지속적인 물가하락) 우려가 고개를 드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정책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지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지난주 중국 증시는 대체로 하락세로 마감했다. 중국의 5월 수출입, 물가 등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더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증폭된 탓이다. 특히 5월 수출은 3개월 만에 마이너스 증가세로 돌아섰고,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4.6%를 기록, 약 7년 만의 최저치까지 하락하며 디플레 우려를 자아냈다.
지난주 상하이종합지수는 직전주보다 0.04% 소폭 상승한 3231.41로 거래를 마쳤다. 선전성분과 창업판 지수 주간 낙폭은 각각 -1.86%, -4.04%로 큰 폭 하락했다.
외국인도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지난주 외국인은 후강퉁을 통해 상하이 증시에서 31억5600만 위안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선전 증시에서는 14억2800만 위안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결과적으로 외국인은 지난주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모두 17억2800만 위안어치 본토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주 잇달아 발표되는 5월 주요 경제 지표에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린다.
우선 12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5월 은행권 신규 위안화 대출 통계를 발표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5월 신규 위안화 대출이 1조2800억 위안으로, 전달(7118억 위안)보다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15일에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소비, 생산, 투자 등 5월 주요 실물경제 지표를 발표한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모두 지난달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 상승에 그쳐, 전달(5.6%) 수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 증가율도 전달(18.4%)에 못 미치는 1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5월 누적 고정자산투자액 증가율도 4.1%로, 1~4월 4.7%보다 낮을 것이란 관측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을 밑도는 더딘 경기 회복세에 이달 중국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지도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주 중국은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 교통은행 등 주요 국유은행에 예금 금리를 인하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는데, 이는 은행 대출 여력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강력한 신호라고 시장은 읽었다.
이번주 중국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정책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언급되는 배경이다.
중국 중신증권은 인민은행이 이달 만기 도래하는 1년물 MLF 금리를 기존의 2.75%에서 5~10bp 내릴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이 MLF 금리를 내린다면 지난해 8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MLF 금리를 인하하면 중국의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루팅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이달 LPR을 10bp 내릴 것으로 관측했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7일 상하이 기업인과 가진 좌담회에서 "온건한 금융정책을 유지하면서 금리 인하를 비롯해 감세, 금융정책을 완화해 경기부양에 나서는 역주기(逆周期) 조절을 강화해서 실물경제를 지원하고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고 인민은행은 9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금리 인하는 자금 이탈을 초래해 가뜩이나 약세에 놓인 위안화의 가파른 평가 절하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당국이 기준금리 조정에 신중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최근 중국 경기 회복세 불안, 미·중 지정학적 갈등 등 요소로 현재 위안화 환율은 달러에 대해 6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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