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3.3조 투자' 약속한 넷플릭스 대표 20일 방한…정치·산업계 유화 제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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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3-06-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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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 접견 후 창작자 대면 행사 별도 개최 예정

  • 콘텐츠 투자 배경 '산업계 동반 성장' 의지 강조

  • 통신사와 망 사용료 갈등에 비판 여론도 불거져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지난 4월 국빈 방미 당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한국 콘텐츠 산업에 3조원대 투자를 약속한 넷플릭스 수장이 다음 주 방한한다. 넷플릭스는 이번 방한을 통해 국내 투자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망 사용료’ 문제로 수세에 몰린 넷플릭스가 국내 비판 여론을 희석하기 위해 유화 제스처를 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오는 2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행사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넷플릭스는 “CEO를 포함한 주요 임원들이 참석해 국내 콘텐츠 창작자와 넷플릭스 간 협업 경험, 한국 콘텐츠의 향후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했다.

서랜도스 CEO는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과 만나 한국 드라마·영화·예능 등 ‘K-콘텐츠’에 향후 4년간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서랜도스 CEO가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해 “콘텐츠 산업 관련 일자리 6만8000여 개 창출 효과를 기대한다"며 “콘텐츠 제작 수요 증가로 인프라가 확충되고 제작 기술이 고도화돼 K-콘텐츠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서랜도스 CEO는 이달 초 윤 대통령 부부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한·미 문화 동맹에 기여하고 훌륭한 K-콘텐츠를 전 세계에 선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일에는 직접 한국을 찾아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한 정부와 산업계 주요 인사를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서랜도스 CEO는 이번 방한을 통해 K-콘텐츠에 대한 투자 의지와 방향성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넷플릭스가 콘텐츠 산업 생태계 활성화, K-콘텐츠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에 기여한다는 점을 집중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서랜도스 CEO 방한을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문제와 연결해 평가하고 있다. 국내 망 사용료 부담을 거부하는 넷플릭스에 대한 국내 정치권과 산업계의 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2020년 이후 한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콘텐츠 공급업체(CP)를 겨냥한 망 사용료 지급 또는 망 구축 공동 투자 의무화 법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추가 부담을 거부해 한국에선 SK브로드밴드와 3년째 소송을 벌이는 등 각지 통신사와 갈등을 빚어 비판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 측은 서랜도스 CEO 방한 일정과 그가 약속한 국내 투자 집행 시기 등 문의에 “(출입국 시점을 포함한) 전체 일정과 체류 기간은 내부 논의 중이고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투자는 향후 4년간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국내 생태계와 동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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