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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졸라맨 '삼성SDI' 노사갈등 심화 업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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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3-06-13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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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와 11차 교섭까지 '결렬'···작년의 절반 '5.5%' 내세워, 위기 분담 차원

삼성SDI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노사 간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 사측이 올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다. 역대급 실적에도 노사 간 갈등이 빚어지면서 ‘큰형’ 격인 삼성전자와의 관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주요 전자 계열사와 달리 노조와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노사 간 교섭이 결렬됐고, 이번 주 중 12차 교섭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같은 날 진행했던 노사협의회와 사측의 협상은 마무리됐다. 임금인상률은 5.5%로 확정했다. 앞서 당초 노사협의회가 10%를 제시했다가 이를 7%로 낮춰 다시 제안했지만, 결국 사측의 제안이 그대로 수용됐다. 5.5%는 작년 임금인상률(9%)의 절반 수준이다.
 
노조가 제시하고 있는 임금인상률도 당초 노사협의회의 제안과 같다. 노조는 현재 10%를 주장하고 있고, 사측도 11차 교섭까지 5.5%만을 고집하고 있다. 전자 계열사 가운데 사실상 홀로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이유기도 하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상태다.
 
또한 사측은 명절 상여금 지급 방식에서도 ‘12개월 분할’을 새롭게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설날, 추석 등 2번에 나눠 일회성 방식으로 상여금을 지급했지만, 총 지급액을 12개월에 걸쳐 분할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고정시간외근무수당(고정OT수당)의 경우 기존 20시간에서 17.7시간으로 줄이겠다는 제안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삼성SDI가 사업이 호실적 상황임에도 비용을 최소화하고 나선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경영 악화가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5% 급감 등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영 악화에 따른 위기를 삼성SDI 역시 분담한다는 차원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SDI는 올해 1분기 매출 5조3548억원으로 해당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63조7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가량 떨어졌다. 꾸준히 매출이 상승했던 삼성전자가 60조원대 분기 매출을 나타낸 건 2021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또 한편으로는 삼성전자보다 계열사의 임금인상률 등 조건이 더 좋았던 사례가 이례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를 제외한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나머지 전자 계열사의 올해 임금인상률은 4.1%다. 삼성SDI가 10%로 확정하게 되면 다른 계열사의 2배를 넘어서게 된다.
 
호황에도 임금인상률을 낮춘 상황인 만큼 노사 간 갈등이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노조 연대가 강화하고 있어 그에 따른 영향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임금인상률뿐만 아니라 복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이 길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삼성SDI 기흥사업장 [사진=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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