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가수 이적이 삶에 채우고 싶은 단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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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3-07-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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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적은 뛰어난 이야기꾼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작가로도 두각을 나타내며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전해주고 있다.

특히 그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이적의 단어들'은 큰 인기를 끌었으며 책으로도 출간됐다. 3년이 넘는 인터뷰 요청 끝에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가수 이적 [사진=김호이 기자]

-2023년 2월16일에 데뷔 1만일이 됐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게 된 건 뭔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나이가 들면서 인생이 짧다는 걸 실감하게 돼요.
 
-'이적의 단어들'을 쓰게 된 계기는 뭔가.
3년 정도 썼어요. 이적의 단어들이라는 책을 쓰기로 한 뒤에 SNS에 올리게 됐어요. 사람들의 반응도 느끼고 어떤 것에 반응이 큰지를 느끼면서 썼어요.
 
-질문하는 나와 위로하는 나는 어떻게 다른가.
과거에는 화가 난 상태로 질문을 했다면 지금은 체념하는 질문을 하고 있어요. 질문의 톤도 달라졌어요.
 
-'이적의 단어들'은 어떤 책인가.
단어 하나가 있고 단어에서 파생된 이야기들을 담았어요. 이 단어를 어떻게 풀어쓸까에 대한 재미가 있는 책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상상에 시동을 걸어주는 책이었으면 좋겠어요.
 
-책의 타겟층은 뭔가.
타겟층을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읽히기 때문에 타겟층을 정하기는 애매하지만 다양한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이에요.
 
-자녀의 반응은 어땠나.
책에 자녀의 이야기가 있는데 둘 다 재밌어하고 자녀가 단어에 대해서 질문을 하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저도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
글 읽기를 좋아하고 라디오 DJ 등도 오래해서 다 연관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 SNS라는 매체를 택했던 이유가 뭔가.
동기가 부여돼야 했어요. 게으르고 관종끼가 있어요. 이걸 올리면 사람들이 반응을 주는데 그걸 통해서 '이렇게 쓰지 말걸'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마음에 남은 댓글이 있나.
'눈사람'이라는 글에서 어떤 분이 고맙다고 댓글을 남겼는데 그게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지폐를 3만원 짜리를 만들면 좋겠다는 글에 달린 댓글들도 기억에 남아요.
 
-노랫말에서 아름다운 말을 쓰는 것과 글을 쓰는 건 어떻게 다른가.
노랫말은 99%가 노래를 먼저 만들고 가사를 붙이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발음도 관여하고요. 이 글들을 쓰면서 제가 속으로 읽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됐어요.
 
-노래를 할 때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지 어떻게 정하나.
가사가 너무 길어서 잘라낼 때 조금만 공간이 더 있으면 좋겠다고 할 때가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라내면서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노래로 전하는 거예요.
 
-101개의 단어들을 책으로 출간하게 된 계기는 뭔가.
의도가 있지는 않고요. 분량을 늘린다고 좋은 게 아니라서 빼다 보니까 101개의 단어가 됐어요.

이적이 전하는 메시지 [사진=김호이 기자]

-101개의 단어를 고른 기준은 뭔가.
기준은 없어요. 그때그때 머릿속에 떠오르던 생각들을 담아낸 거예요.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단어를 떠오르지 못해서 올리지 못한 것들도 있나.
있어요. 그래서 아예 올리지 못한 것들도 많아요.
 
-최근에 가장 고마운 건 뭔가.
최근에 고마운 건 제 노래를 통해서 위로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으면 힘이 돼요. 저의 지난 시기에 해온 음악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끼게 돼요.
 
-젊은 시절의 이적과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건 뭔가.
날이 서있다가 사회화가 됐고요. 노래도 많이 늘었어요. 변하지 않은 건 음악의 감이 바뀌지 않았어요,
 
-아빠로서 자녀들과 말로 인해서 충돌할 때 어떻게 하나.
여렸을 때부터 대화를 많이 하는 아빠였어요. 장모님이 어른 대하듯이 자녀를 키운다고 해주셨는데 저희 어머니의 교육방식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지나보니 어른들에게 들은 말이 도움이 돼서 자녀나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게 있나.
아주 어린 친구들한테 사회적인 매너에 대해서는 알려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한 끗만 잘못 돼도 전혀 결과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곡을 만들 때와 책을 쓸 때 무엇이 더 어려운가.
저는 곡을 만드는 게 시간이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초등학생 때는 기자가 꿈이었어요. 그게 전공이 사회학인 것에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쉴 때는 뭘 하나.
운동도 하고 책도 보는데 기본적으로는 누워있는 편이에요.
 
-이적의 삶에 채우고 싶은 단어가 있나.
유머, 여유, 사랑, 꿈이 있지만 그 목표를 위해서 너무 열심히 달려가는 건 아니에요. 미친 듯이 하면 번아웃이 오기 때문에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해요.
 
-SNS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있어서 달라진 건 뭔가.
이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너무 보게 돼서 단점이자 장점이 됐어요. 그걸 제가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게 아니었다면 몰랐을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해서 알게 돼서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노래 '거위의 꿈'의 거위처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안 뛴다고 주변에서 게으르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뛰는 것보다 꾸준히 가는 게 중요해요. 
 

(왼쪽부터) 가수 이적과 김호이 기자[사진=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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