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문을 앞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중국이 쿠바에서 도청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이탈리아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회견에서 쿠바 도청 기지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처럼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9년에 중국이 쿠바에 있는 정보 수집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당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충분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미국 정부 관료들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 본토와 가까운 쿠바에 도청 기지를 짓기로 쿠바와 비밀 협정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2021년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했을 때 우린 중국이 원거리에서 군사력을 투사·유지하도록 해주는 정보수집 인프라를 세우면서 그들의 해외 병참기지를 확장하려는 민감한 노력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쿠바에서 정보 수집을 위한 시설 등 그것(정보수집)의 확장을 위해 전 세계에서 많은 장소를 검토하고 있었다“며 "전 정부에서 이를 인지하고 그런 도전을 다루려는 일부 시도가 있었음에도 우린 이 문제에 대한 충분한 진전을 못 이뤘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좀 더 직접적인 접근법이 필요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해결하라고 지시했다"며 "우리의 전문가들은 이런 외교적 노력이 중국의 (정보 수집을 위한 시설) 확장 시도를 늦췄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이 쿠바 내 중국 도청 기지를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는 만큼, 이는 미·중 관계에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 12일 쿠바를 도청 기지로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다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 소통라인을 계속 유지하길 원한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다"며 도청시설 사안이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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