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목요일!'…세계 각국 팬데믹 이후 주 4일제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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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3-06-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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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스 갓 잇츠 서스데이(Thanks God, it's Thursday, 즐거운 목요일이다!)'. 앞으로는 '불금(불타는 금요일)' 대신 '불목'이 대세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주 4일 근무제(주 4일제)가 확산할 조짐이다.

주 4일제를 실행하는 대표적 국가는 북유럽의 아이슬란드이다. 아이슬란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2500여 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급여 삭감 없이 주 근로 시간을 종전 40시간에서 35~36시간으로 줄이는 주 4일제를 시험 운영했다. 그 결과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종전과 동일하거나 개선됐고, 근로자들 개인적으로도 여가 시간이 늘어나 '엄청난 성공'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주 4일 근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가운데 현재 아이슬란드 근로자들의 약 90%는 주 4일 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벨기에 역시 대표적인 주 4일제 국가 중 하나이다. 벨기에는 작년 11월에 근로자들이 주 4일 근무와 5일 근무 중 선택하도록 하는 근로 개혁안이 발효됐다. 이에 근로자들은 하루 9시간30분씩 주 4일 근무하는 것과 하루 8시간씩 주 5일 근무하는 것 중 자신에게 맞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해당 법안에 대해 "사람과 기업들에게 그들의 근로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자유를 주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나라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우리가 역동성 면에서 훨씬 뒤처져 있다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주 4일제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1년에 이노구치 구니코 자민당 참의원 주도로 주 4일제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한 가운데 파나소닉, 히타치, 패스트리테일링, 미즈호 등 주요 대기업들이 근로자들에게 주4일 근무 선택안을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는 공무원들에게까지도 주 4일제 실시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인 미국의 경우, 주 별로 주 4일제에 대한 움직임이 싹트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메릴랜드주로 올해 초에 주 4일 근무를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예산과 업무 환경 문제로 올해 기각되기는 했지만 법안 발의를 주도한 본 스튜어트 지역 대표는 앞으로도 주 4일제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미 CBS 방송에 따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 내 5~6개 주가 주 4일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뉴질랜드, 스페인, 영국, 아일랜드, 아랍에미리트(UAE) 등 세계 여러 국가들이 주 4일제를 도입 혹은 시험 실시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중 널리 퍼진 유연 근무제의 경험과 함께 여러 국가와 기업들의 실험으로 그 효용이 증명되면서 주 4일제 도입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근로 현장에 획일적으로 주 4일제를 도입하기는 어렵다. 업종, 근로의 특성에 따라 주 4일제를 실시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대세는 주 4일제라고 주장한다. 주 5일제의 경우,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1926년에 정착시킨 후 100년 가까이 지난 근무 체제이기 때문에 그동안의 산업 변화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근로 시간 연구 기관 '워크 타임 리덕션 센터 오브 엑셀런스' 공동 창업자인 조 오코너는 주 4일제에 대해 "테크와 소프트웨어, ICT(인터넷 통신 기술), 금융, 프로페셔널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추세로 떠올랐다"며 "2026년쯤이면 주 4일제를 하지 않는 것이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테크 분야에서 나오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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