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 '비바 테크놀로지(이하 비바테크) 2023' 참석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은 한국 스타트업의 무대를 유럽에까지 확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14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비바테크 2023'에서 이 장관은 '올해의 국가'로 선정된 한국을 대표해 본격적으로 한국 스타트업 홍보에 나섰다.
이 장관은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의욕에 불타고 있다. 비바테크는 한국 스타트업을 투자자 앞에서 선보이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기에 아주 좋은 기회이다"라며 "프랑스와 유럽의 생태계는 계속 발전 중이며, 한국인들이 더 많이 방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바로 국제적으로 더 활동하기 좋은 때인데, 한국은 국경을 넘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큰 4차 산업 혁명 기술 관련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며 "전 세계적인 K컬쳐 열풍이 한국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르 피가로지는 과거 삼성, 현대와 같은 대기업들이 주도했던 한국의 산업 체제 속에서 지난 10년간 쿠팡과 같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생겨난 새로운 산업 변화에 주목했다. 이를 가리켜 "사회적 성공이 삼성 명함으로 이루어졌던, 세계에서 가장 유교적인 국가의 작은 문화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중기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한국의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 수는 22개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10위권이다. 또한 컨설팅업체 스타트업 지놈에 따르면 서울은 전 세계 활발한 생태계 도시 순위에서 10위를 차지해 도쿄를 앞서고, 상하이를 바짝 추격했다.
이 장관은 이와 같은 변화와 관련해 "우리는 대학이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정부 지원과 민간 부문 투자의 결합이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켰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국 스타트업 기업들은 아직 해외로 진출하기를 주저하는 면이 있다고 르 피가로지는 지적했다. 언어 장벽과 형식화된 교육 시스템으로 인해 국제화 역시 문제점이라고 짚었다. 한 대기업 혁신 전문가는 "한국 생태계는 지난 10년 동안 큰 도약을 이뤄 냈지만, 아직 매우 한국적이다"며 "유니콘 기업조차 이 보호받는 누에고치 같은 곳을 넘어 적응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이 장관은 한국의 강력한 제조업 기반이 첨단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도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한국이 높은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 배터리 등이 4차 산업 혁명과 미·중 경쟁의 시기에 가치가 높아진 가운데 한국은 산업 융복합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 장관은 "디지털 경제에서 우리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을 목격했고, 한국은 제조업 분야 파워의 혜택을 입고 있다"며 "우리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관해서는 삼성, 배터리에 관해서는 현대가 있고 이들은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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