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빨라질수록 소득도 '극과 극'…한은 "은퇴 후 재취업 등 통해 격차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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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06-1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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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로 국내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고령화 속도에 따라 경제 전반의 소득 양극화도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4일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와 소득불평등' 제하의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미시자료를 이용한 분석 결과 우리 가계의 경우 고령층일수록 동일 연령집단 내 소득불평등도가 대폭 확대돼 고령층 인구비중이 높아질수록 경제 전반의 소득불평등도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은이 가계의 연령집단별 소득 타일지수를 분석한 결과 전 조사기간에 걸쳐 60세 이상 고령층부터 집단 내 소득불평등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양상이 확인됐다. 실증분석에서도 고령화에 따라 동일 출생연도집단 내 가구간 불평등도가 상승하는 연령효과(age effect)가 40세 중반 들어 유의해지고, 은퇴시기가 도래되는 50대 후반부터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대해 한은 측은 "고령층의 소득불평등 급상승은 경제주체들 간 상이한 교육수준 등 소득수준을 좌우할 수 있는 생애 초기 조건들이 연령 증가에 따라 누적된 데 따른 것"이라며 "이는 미국, 일본 등 해외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령집단별 소득불평등도를 소득유형별로 나눠 본 결과 근로소득 비중이 전 연령층에 걸쳐 가장 높은 가운데 고령층일수록 사업 및 임대소득의 기여도도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60대 이상의 경우 법정 은퇴연령의 도래로 노동시장에서 퇴장한 가구와 잔류 가구간 근로소득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소득의 경우 고령층의 무수익·영세업자 비중이 크고 창업대비 폐업률도 높아 사업성과의 가구간 격차가 높았다. 임대소득 역시 축적된 보유자산의 격차로 인해 고령층 내 소득양극화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은은 "2010년 이후를 기준으로 사업 및 임대소득이 각 연령별 불평등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대 이전 연령층의 경우 11% 수준인 반면, 60~69세의 경우 31%, 7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39% 수준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기타소득의 경우 1990년대에는 자녀로부터의 사적지원을 중심으로 고령층 내 소득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하였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소득분배 개선 효과가 약화된 모습이다.

이에 한은은 고령층의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한 은퇴 후 재취업 등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한은 관계자는 "고령층 내 소득불평등이 은퇴에 따른 근로 및 사업소득 격차 확대에 기인하므로 고령층의 은퇴 후 재취업 프로그램과 일자리 연계 인프라 확충 등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한 생산가능인구(15~64세) 급감으로 고령층 노동공급 확대가 불가피하므로 임금 및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시장 구조 개편을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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