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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1분기 이자비용 부담이 전 분기 대비 4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수익도 늘어나기는 했지만 비용 상승분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어서 순이자이익은 10% 이상 급감했다. 고금리 기조가 연말까지는 이어질 전망인 만큼 이자비용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인 33개 증권사의 1분기 이자비용은 총 2조94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조5272억원이었던 지난해 4분기 대비 4146억원(16.41%) 증가한 수치다. 반면 이자수익은 3조8306억원에서 4조671억원으로 2365억원(6.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제한 값인 순이자이익은 1조3034억원에서 1조1253억원으로 1781억원(13.66%) 감소했다.
이자비용이 가장 많이 증가한 증권사는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의 이자비용은 3408억원에서 4372억원으로 964억원(28.29%) 증가했다. 반면 이자수익은 4291억원에서 5219억원으로 927억원(21.6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의 순이자이익은 883억원에서 846억원으로 37억원(4.19%) 축소됐다.
한국투자증권도 이자비용이 560억원 증가한 3482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하나증권 368억원 △KB증권 363억원 △미래에셋증권 339억원 △신한투자증권 270억원 △키움증권 207억원 △하이투자증권 199억원 △현대차증권 112억원 △대신증권 107억원 등 이자비용이 100억원 이상 늘었다.
순이자이익이 가장 크게 줄어든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이다. 이자비용은 98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이자수익이 724억원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메리츠증권의 순이자이익은 2328억원에서 1506억원으로 822억원(35.31%)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326억원·39.15%)과 하나증권(272억원·31.65%), 미래에셋증권(208억원·32.72%)도 순이자이익이 전 분기 대비 200억원 이상 줄었다.
이자비용 증가 추세는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자금 조달 비용 관련 지표 중 하나인 회사채 금리가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 3.928%로 떨어졌던 3년물 AA- 회사채 금리는 지난 5월 30일 4.359%로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종가로는 4.297%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이자비용 감소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히려 추경 편성에 따른 국고채 대거 발행과 은행채와 특수채 발행량 증가 등 악재로 인해 이자비용이 더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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