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을 거느린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등의 자본적정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여의치 않은 자본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향후 개선 여부도 불투명해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복합기업집단에 속한 삼성, 한화, 미래에셋 등 6개사 자본적정성 비율은 194.2%로 집계됐다. 전년(226.4%) 대비 32.2%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자본적정성 비율은 통합자기자본에서 필요자본(최소요구자본)을 나눈 후 백분율한 수치를 가리킨다. 지난해 7월 지정된 이후 6개월간 유예기간을 거쳐 2022년 말부터 추가위험평가에 따라 위험가산자본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2022년 말부터 반영된 통합필요자본은 필요자본에 위험가산자본을 더한 금액이다. 위험가산자본은 추가위험평가에 따라 규모가 정해진다. 지난해 7월 최초로 지정된 후 6개월간 유예기간을 거쳐 반영됐다. 위험가산자본이 반영된 금융복합기업집단 6개사 자본적정성 비율은 186.5%로 더 낮아진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삼성 230.0% △한화 148.8% △미래에셋 146.8% △교보 174.5% △현대차 162.6% △DB 165.9% 등으로 미래에셋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자기자본은 116조7000억원으로 전년(133조4000억원) 대비 16조70000억원 감소했다. 총자산도 같은 기간 1197조7000억원에서 1166조9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필요자본은 2021년 58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통합필요자본 62조6000억원(위험가산자본 2조5000억원 포함)으로 3조7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금리 인상과 주식 가치 하락 등에 따른 주요 보험·금융투자사의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 감소 등으로 통합자기자본이 감소했다”며 “총자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금리위험액 확대 등으로 통합필요자본이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자본적정성이 금융당국 규제비율인 100%보다는 높지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개선 방안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위험가산자본 요소 등 자본적정성 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여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금감원은 금융복합기업집단별 건전성 상황과 IFRS17·K-ICS 도입 등에 따른 자본적정성 비율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 상승 등으로 자본적정성 비율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잠재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목표 자본비율 관리 등 그룹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복합기업집단 제도는 금융사를 2개 이상 운영하면서 자산 규모 5조원 넘는 기업집단을 감독 대상으로 지정한다. 지정된 기업은 대표 금융사를 선정하고 집단 차원에서 위험성(자본적정성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평가한다. 또한 내부통제·위험관리·내부거래 관리를 스스로 이행해야 한다.
지난해 7월에는 다우키움이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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