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듯 닮은 '동시 하한가' 사태…금감원장 "이번 사태 이전부터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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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입력 2023-06-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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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시 하한가' 5개 상장사 "불공정거래 확인 안 돼"

  • 주가 우상향·유동물량 적지만 여러 창구서 매도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5개 종목의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두고 '제2의 라덕연 사태'라는 시장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꾸준한 주가 우상향, 비슷한 시기 하한가 진입 등을 놓고 시세조종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라덕연 사태와 다른 점도 있어 금융당국의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감독 당국은 사실관계를 파악해왔던 사안이라며 빠르게 조사 결과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동시에 하한가로 진입한 방림,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동일금속 등 5개 종목은 한국거래소의 불공정거래 풍문에 관한 조회공시 요구에 확인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일제히 밝혔다.
 
이들 종목은 전날 정오께 주식시장에서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다. 일부 투자자는 라덕연 사태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5개 종목 주가가 장기간 지속 상승했고 동시에 하한가에 진입한 점, 유통 주식 수가 적다는 점 등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5개 종목의 주가는 2021년 1월 1일보다 최고 300% 가까이 올랐다. 또 유동주식 비율은 평균 44%, 올해 1~5월 일평균 거래량은 평균 6만주였다.

다만 지난 4월 발생한 하한가 사태와 달리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발생한 반대매매가 아니라는 점, 특정 증권사 창구에서만 매도 물량이 쏟아지지 않았다는 점이 다르다. 이번 5개 종목 동시 하한가는 국내 여러 증권사에서 매도 물량이 나왔다.
 
한 주식투자 커뮤니티 추천 종목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시세조종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 운영자인 강모씨는 이날 주가조작이 아닌 주주행동주의 차원에서 활동하던 중 수급이 무너져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SG발 사태 이후 소형주에 대한 무차별적 대출 제한과 만기연장조차 해주지 않는 증권사들의 만행에 의해 촉발됐다"며 "주가조작 세력의 우두머리라는 의혹은 시장의 억측"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일산업, 동일금속은 2011년, 대한방직은 2013년부터 카페에 수많은 리포트를 게재한 종목이지만 현재 회원 중 3종목을 보유한 경우는 5%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만호제강과 방림에 대해선 "카페에 제대로 추천한 적도 없다"며 "만호제강은 리포트조차 올린 적이 없으며 카페 회원 중 이 2개 종목 보유자는 3% 미만"이라고 부연했다.
 
현재로서는 동시 하한가의 원인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5개 종목의 매매 거래는 정지된 상태다.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5개 종목에 대해 빠르게는 지난해 말부터 신용거래 불가 종목으로 지정해 관리해왔다. 이들 종목의 펀더멘털·수급·매매의 이상 징후가 사전에 포착됐던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사태 조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해당 종목은 꽤 오래전부터 챙겨왔던 건"이라며 "관련된 특이 동향 또는 원인, 관련자 등에 대해 어느 정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SG사태는 장기간 하한가로 피해자들이 많이 발생한 반면 (이번 건은)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속하게 거래 정지를 할 수 있었다"며 "수사와 조사를 진행 중에 있고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국민들께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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