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너 어쩌다 혐오시설이 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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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06-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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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U+ 평촌2센터, 주민 반발에 전선 지중화 일부 재시공...준공 연기

  • 효성 호계GDC데이터센터는 삽도 못 떠...주민들 대규모 시위 계획도

  • 고객 요구로 지방 이전 쉽지 않아...구형 센터 프리미엄 거래 가능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거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운영에 필수인 데이터센터가 쓰레기 소각장, 화장터처럼 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고객 유치 등 경제적 이유로 서울·수도권을 떠나기 힘든 기업과 전자파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반대하는 주민 간 분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주 안양시에 서안양변전소부터 LG유플러스 평촌2센터까지 7㎞ 구간에 매설한 특고압선(154㎸) 지중화 공사구간 가운데 네 군데를 재시공하겠다는 조치계획서를 제출하고 관련 공사에 착수했다. 이는 일부 안양시민들이 지중화 공사구간 가운데 일부에서 도로 복구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민원을 제기한 것에 따른 행보다.

도로 복구 작업을 문제 삼고 있지만 안양시민들이 정작 우려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특고압선에서 나오는 전자파다. 정부는 ICNIRP(국제비전리방사선보호위원회) 기준에 따라 833mG(밀리가우스)를 전자파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안양시 검사 결과 공사 구간 전자파는 0.9~1.9mG로 기준치보다 크게 낮게 측정됐다. 그런데도 일부 주민들은 전자파가 영유아와 노인을 포함한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공사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공사구간 가운데 어린이집 등 영유아 시설 인근에는 전자파 차폐막을 추가 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주민들 달래기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앞서 평촌 데이터센터에서 소음이 발생한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소음방지시설 공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재시공으로 인해 LG유플러스 평촌2센터 준공시점은 올해 7월에서 9월로 연기될 전망이다. 당초 계획했던 올해 3분기 준공 목표를 가까스로 맞출 수 있을 전망이다. 평촌2센터는 서버 10만대 이상을 운영할 수 있는 초거대 데이터센터로, 구글·네이버 등 국내외 IT 기업이 상면(공간 임대)을 예약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 시기가 조금 늦어진 평촌2센터와 달리 효성그룹이 안양시 호계동에 추진 중인 호계GDC데이터센터는 인근 주민의 반대로 2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 부지만 확보하고 건물은 아예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 호계동 주민들은 오는 21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그룹 본사 앞에서 대규모 반대 집회도 열기로 했다. 

서울에 더는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전력망이 꽉 찬 상황에서 수도권도 인근 주민들의 반대는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확장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은 수익성 측면에서 데이터 센터를 지방에 짓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수도권 인근 주민들의 반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각종 인센티브로 데이터센터의 지방 이전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이달 초 '데이터센터 공급 특례'를 제정하고 22.9㎸ 전력을 공급받는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에서 전기를 끌어오는 비용(시설부담금)을 절반으로 줄여주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비수도권 데이터센터 건립 지원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지방 이전에 난색을 보이며 정부 유인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국내 데이터센터가 고객사에 시설과 부지를 빌려주는 상면 사업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며 "운영 관리 등의 이유로 서울·수도권에 위치하지 않으면 고객 유치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지방 이전 지원 정책은 네이버·카카오처럼 대규모 자체 IT 서비스를 운영 중인 회사나 NHN처럼 지역밀착형 IT 사업을 전개하려는 회사가 아니면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얼마 남지 않은 서울·수도권 데이터센터 부지나 구형 데이터센터를 두고 기업들이 프리미엄을 얹어서 거래하는 모습이 일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 업체인 KT클라우드는 지난 5월 6000억원 규모의 외부 투자금을 데이터센터 인수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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