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온은 AI 반도체 설계에 필수인 고성능 컴퓨팅 전문가 마이클 쉐바노우 박사를 CTO로 영입했다고 19일 밝혔다. 쉐바노우 CTO는 엔비디아, AMD, 삼성전자, 케이던스 등에 근무하며 다량의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AI 반도체 아키텍처(컴퓨터 시스템 전체 설계)를 만든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재직 당시 GPU 핵심 아키텍처 설계에 참가하는 등 GPU 관련 경험이 풍부한 게 강점이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이 반도체 설계 세계 1위 사업자인 엔비디아 출신 전문가를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쉐바노우 CTO는 사피온 미국법인에서 연구개발팀을 총괄하게 되며 사피온의 차세대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사피온은 현재 데이터센터·자율주행차·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AI 반도체 'X300' 시리즈를 개발하고 있는데, 쉐바노우 CTO의 합류로 초거대 AI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인 '트랜스포머 모델'에 최적화한 AI 반도체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랜스포머 모델은 구글이 지난 2017년 발표한 기술로, AI가 문장 속 단어의 뜻과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현재 AI 반도체에 트랜스포머 모델에 최적화한 아키텍처를 구현한 곳은 엔비디아가 유일하다.
이번 영입으로 유영상 SKT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AI 동맹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피온이 개발한 차세대 AI 반도체를 SKT와 협력 중인 글로벌 통신사(텔코 얼라이언스)에 공급해 AI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는 형태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쉐바노우 CTO가 보유한 프로세서 설계와 아키텍처에 대한 광범위한 경험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AI 반도체) 기술 환경을 탐색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사피온은 새 CTO와 함께 고객에게 최첨단 AI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술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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