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나을 줄 알았는데"···위태로운 가상자산 거래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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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6-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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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부진한 업황 속 거래량·수수료·실적 '뚝'

  • 두나무·빗썸 영업익, 전년 대비 26.4%·80.8%↓

  • 절대적으로 열악한 C2C 거래소들 "생존 위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연초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글로벌 통화 긴축에 따라 올해 코인시장은 '크립토 윈터'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상반기가 마무리되는 현시점에도 혹독한 겨울은 계속되고 있다. 코인시장 반등이 지지부지한 가운데 국내 원화 거래소 실적은 더욱 나빠졌다. 코인거래소(C2C) 업계는 생태계가 붕괴하기 직전이다. 미국발(發) 규제 리스크도 강화되고 있어 업계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19일 글로벌 코인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기준으로 2만6000달러 선을 오르내렸다. 이는 지난 4월 3만 달러 선을 돌파한 것과 비교해 15%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연초 글로벌 긴축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10만 달러를 향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형국이다.

올해 업계 전망을 밝게 점치던 국내 거래소들도 울상이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기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올해 1분기 가상자산 가격 반등에도 실적은 나란히 고꾸라졌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지난 1분기 매출(3048억원)과 영업이익(2119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28.6%, 26.4% 줄었다. 빗썸코리아도 같은 기간 매출(507억원)과 영업이익(162억원)이 59.3%, 80.8%  감소했다. 코인원 매출액(62억원)도 절반으로 급감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게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다. 거래소들은 수익 대부분을 거래 수수료에 의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일평균 거래액은 약 2조9400억원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인 2021년(11조3000억원) 대비 74% 줄어든 것이다.

영업 환경이 더욱 열악한 코인마켓(C2C) 거래소들은 존폐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가 연간 8413억원을 벌어들였을 때 22개 코인마켓 거래소는 884억원 적자를 냈다. 이들은 실명계좌(실명확인 입출금계정)를 발급받지 못해 현금으로 코인을 구매할 수 없다. 다른 거래소에서 원화로 충전한 비트코인을 자체 거래소에 가져와 다시 거래해야 한다. 거래 과정이 번거로운 만큼 절대적으로 영업 환경이 불리하다.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 투자자에게 외면까지 받게 되자 존재감마저 사라지고 있다. 실제 전체 시장에서 코인마켓 거래소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일평균 거래 기준)은 단 0.67%에 불과하다. 코인마켓 고위 관계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도 큰데 업계의 그늘만 평가하다 보면 상위 독식 거래소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굶어죽을 판"이라면서 "숨죽여 상황이 반전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업계는 올해 재차 코인 붐이 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가상자산 시장을 향한 글로벌 규제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어 시장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코인 발행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한 개발자는 "블록체인을 개발할 때 최종 목적이 (코인) 상장이라고 하면 우려 섞인 시선부터 나온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제도권 안착에 대한 기대가 커져야 하는데 되레 시장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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