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 후 지난해 말 급락기를 겪는 등 롤러코스터와 같았던 주택 가격 움직임은 비단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금리와 물가 상승 등 불과 4년여 만에 일어났던 버라이어티한 글로벌 사회·경제적 이슈는 세계 주요국들의 자산 시장 동조화를 야기했고, 이는 한국 부동산 시장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어느 때보다도 거시 경제적인 요인이 국내 주택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시기를 지나고 올해 들어서는 글로벌 부동산과 국내 부동산 시장의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 변동률 하락폭 축소, 수도권 상승 전환 vs 지방은 여전히 하락 중
지난해 말 급락했던 주택가격의 하락 속도가 올해 들어 완만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에 따르면 2월 6일 주간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전국 –0.49%, 수도권 –0.58%, 지방 –0.40%로 하락률 저점을 찍은 후 하락폭이 지속적으로 둔화되어서 6월 둘째주엔 전국 –0.01%, 수도권 0.02%, 지방 –0.03%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하락폭이 축소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지방권은 여전히 하락 중인 반면 서울은 2주째, 인천은 6주째 상승을 이어가는 등 수도권의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거시 경제의 움직임과는 무관한 이런 현상은 국내 부동산 관련 정책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연초 선제적으로 발표된 1·3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나 미국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준금리 동결과 대출금리 인하를 감행한 부분 등이 전국 아파트 매매 변동률 하락폭 축소와 거래량 증가 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부 정책 영향으로 시장 연착륙 성공, 지역 양극화 부작용도 나타나
1·3 대책의 핵심인 규제지역 해제와 청약시장 완화는 세금, 대출, 재정비 등 규제의 중심이었던 서울을 비규제로 해방시켜 주면서 전국 수요자의 접근을 용이하게 했고, 대출금리 인하와 DSR 적용을 받지 않는 특례보금자리론 상품 출시는 대출과 이자 부담을 줄여 실질적인 매입까지 이어질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러나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와 소유와 거주를 분리하여 매입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모두 인구의 반 이상이 살고 있고 상대적으로 빠른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시장 연착륙과 정상화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듯보이지만, 지역에 따른 극명한 온도차, 소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부분에 주목해야 할까.
서울 주택 시장, 상반기 바닥 찍고 하반기 상승 전환?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및 주요 아파트들 사이에서 신고가가 경신되는 등 서울 주택 시장 반등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한 리서치 회사에서 올해 매매된 서울 아파트 중 동일한 단지·면적·층에서 1건 이상 거래된 사례를 분석한 결과 71%가 1분기보다 2분기 거래 가격이 높았으며, 구로구를 제외한 전체 자치구에서 상승 거래 비중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분석도 발표됐다(R114, 2023년 6월). 적어도 서울은 쌓였던 하락 매물이 어느 정도 소진되면서 호가가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는 보인다. 그러나 이런 상승 거래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추세적으로 이어질지가 중요한데, 이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거래량 증가 속도와 매물증감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래량 증가 속도 줄고 매물은 증가···관망세 이어갈 듯
주택 시장이 상승 전환하려면 매수 심리가 회복되면서 거래량이 빠르게 늘고, 매도자는 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둬들여서 거래가 증가할수록 매물은 줄어들어야 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는 ▲1월 1417건 ▲2월 2458건 ▲3월 2984건 ▲4월 3187건 ▲5월 3017건 거래되었다. 지난해 12월 835건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지만, 평년에 서울 아파트 월 매매 건수가 6000건이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고, 증가하는 속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매매 매물증감 추이를 보면, 1월 말 대비 광진구 67.4%, 강남구 62.0%, 중구 45.0% 매물이 늘어나는 등 서울 전역에서 매매 매물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거래량 증가 속도가 더디고 서울 전역에 매물이 늘어난다는 것은 반등의 신호라고 보기보다는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빠른 판단보다 신중한 결정 필요
상반기에는 국내 정책 변화와 인구 구조의 영향으로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났지만, 여전히 거시 경제의 영향 아래에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 국가나 개인이 의도를 가지고 변화시키기 어려운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내집마련을 고민하고 있는 수요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투자가 아니라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라고 해도 주택은 한 개인에겐 전 재산, 그 이상이다.
따라서 시장 분위기만으로 빠르게 판단하려는 순발력보다 시장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변수를 체크하고 자신의 현재 자산, 현금 흐름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는 신중함이 요구되는 시기다.
김효선 필자 주요 이력
△NH농협은행 WM사업부 NH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
어느 때보다도 거시 경제적인 요인이 국내 주택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시기를 지나고 올해 들어서는 글로벌 부동산과 국내 부동산 시장의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 변동률 하락폭 축소, 수도권 상승 전환 vs 지방은 여전히 하락 중
지난해 말 급락했던 주택가격의 하락 속도가 올해 들어 완만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에 따르면 2월 6일 주간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전국 –0.49%, 수도권 –0.58%, 지방 –0.40%로 하락률 저점을 찍은 후 하락폭이 지속적으로 둔화되어서 6월 둘째주엔 전국 –0.01%, 수도권 0.02%, 지방 –0.03%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하락폭이 축소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지방권은 여전히 하락 중인 반면 서울은 2주째, 인천은 6주째 상승을 이어가는 등 수도권의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거시 경제의 움직임과는 무관한 이런 현상은 국내 부동산 관련 정책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연초 선제적으로 발표된 1·3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나 미국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준금리 동결과 대출금리 인하를 감행한 부분 등이 전국 아파트 매매 변동률 하락폭 축소와 거래량 증가 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부 정책 영향으로 시장 연착륙 성공, 지역 양극화 부작용도 나타나
1·3 대책의 핵심인 규제지역 해제와 청약시장 완화는 세금, 대출, 재정비 등 규제의 중심이었던 서울을 비규제로 해방시켜 주면서 전국 수요자의 접근을 용이하게 했고, 대출금리 인하와 DSR 적용을 받지 않는 특례보금자리론 상품 출시는 대출과 이자 부담을 줄여 실질적인 매입까지 이어질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러나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와 소유와 거주를 분리하여 매입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모두 인구의 반 이상이 살고 있고 상대적으로 빠른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시장 연착륙과 정상화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듯보이지만, 지역에 따른 극명한 온도차, 소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부분에 주목해야 할까.
서울 주택 시장, 상반기 바닥 찍고 하반기 상승 전환?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및 주요 아파트들 사이에서 신고가가 경신되는 등 서울 주택 시장 반등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한 리서치 회사에서 올해 매매된 서울 아파트 중 동일한 단지·면적·층에서 1건 이상 거래된 사례를 분석한 결과 71%가 1분기보다 2분기 거래 가격이 높았으며, 구로구를 제외한 전체 자치구에서 상승 거래 비중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분석도 발표됐다(R114, 2023년 6월). 적어도 서울은 쌓였던 하락 매물이 어느 정도 소진되면서 호가가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는 보인다. 그러나 이런 상승 거래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추세적으로 이어질지가 중요한데, 이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거래량 증가 속도와 매물증감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래량 증가 속도 줄고 매물은 증가···관망세 이어갈 듯
주택 시장이 상승 전환하려면 매수 심리가 회복되면서 거래량이 빠르게 늘고, 매도자는 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둬들여서 거래가 증가할수록 매물은 줄어들어야 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는 ▲1월 1417건 ▲2월 2458건 ▲3월 2984건 ▲4월 3187건 ▲5월 3017건 거래되었다. 지난해 12월 835건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지만, 평년에 서울 아파트 월 매매 건수가 6000건이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고, 증가하는 속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매매 매물증감 추이를 보면, 1월 말 대비 광진구 67.4%, 강남구 62.0%, 중구 45.0% 매물이 늘어나는 등 서울 전역에서 매매 매물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거래량 증가 속도가 더디고 서울 전역에 매물이 늘어난다는 것은 반등의 신호라고 보기보다는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빠른 판단보다 신중한 결정 필요
상반기에는 국내 정책 변화와 인구 구조의 영향으로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났지만, 여전히 거시 경제의 영향 아래에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 국가나 개인이 의도를 가지고 변화시키기 어려운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내집마련을 고민하고 있는 수요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투자가 아니라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라고 해도 주택은 한 개인에겐 전 재산, 그 이상이다.
따라서 시장 분위기만으로 빠르게 판단하려는 순발력보다 시장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변수를 체크하고 자신의 현재 자산, 현금 흐름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는 신중함이 요구되는 시기다.
김효선 필자 주요 이력
△NH농협은행 WM사업부 NH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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