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인도 대사 아밋 쿠마르 "경제·통상 분야서 2030년 내 한-인 교역 규모 500억 달러 달성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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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김주헌 기자
입력 2023-06-2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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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박세진 기자]


아밋 쿠마르 주한 인도대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출하며 신임 대사로 부임한 지난 1월 26일은 인도 헌법 발효 73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쿠마르 대사는 이어 지난 2월 1일 서울 세빛섬에서 열린 인도공화국의 날 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한국과는 김수로 황비 허황후 일화는 물론 6·25전쟁 당시 한국에 의무병 627명, 포로감시 부대원 5500명을 파견한 인연이 있다”며 “이후 양국은 특별한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경제·통상 관계는 2030년 내 교역 규모 50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본지는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인도대사관에서 한·인도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쿠마르 대사와 인터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쿠마르 대사는 문화 교류와 경제협력 증진, 신산업 분야 협력, 청년세대 교류,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업그레이드 등 ‘인도로 가는 새로운 인식(認識)의 길’을 열어주었다.
 
♦문화 교류로 한층 가까워진 한·인도 ‘마음의 길’

“요즘의 인도와 한국을 말하자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출연한 인도 배우 아누판 트리파티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죠.”
 
쿠마르 대사는 현재 인도에서 K-팝, K-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트리파티 외에도 “한국에서 K-팝 그룹과 협업 중인 인도 예술가가 두세 명 있다”고 말했다. 그리곤 블랙스완의 스리야 렌카, Z-Girls의 프리얀카, X:IN의 구타미 아카 아리아 등 한국에서 활동 중인 인도 아이돌 그룹 멤버들 이름을 정확하게 예로 들었다!(기자도 우리나라 아이돌 멤버 이름을 외우기 어렵다).
 
그는 한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흥행한 인도 영화 ‘세 얼간이’에서 묘사된 인도 모습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런 영화들이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한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이어 쿠마르 대사는 최근 한국 영화사가 인도 영화 ‘드리샴(Drisham)’을 리메이크하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한 소식을 언급하며 “매우 기쁘다. 그간 양국 간 문화 교류를 위해 양국 대사관이 상호 문화 이해를 위해 예술단과 문화 대표단을 파견해왔다”고 양국 대사관의 숨은 노력을 귀띔했다.

그는 양국 간 관광산업 활성화도 기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 분야에서 정체가 있었지만 국내 관광부터 살아나고 있으며 외국인 방문도 회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도를 관광하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관광하는 인도인이 더 많다는 것이 우리의 고민이지요. 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인도 관광을 갈 수 있도록 우리 대사관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글로벌 GDP 5위 인도, 10위 한국···양국 간 경제 교류 ‘거인들의 협력’
 
쿠마르 대사는 양국은 글로벌 공급망과 친환경 에너지 그리고 스타트업 분야에서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우선 인도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5위이고 한국은 세계 10위입니다. 이것만 봐도 서로가 경제 강국으로서 더 많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점도 양국 모두 안고 있는 난제다.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공급망 확보는 양국 모두에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문제다. “인도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제조업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화, 4차 산업혁명, 기술 클러스터, 사물인터넷(IoT) 등과 시너지를 높여줄 겁니다.” 이어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전기차, 이차전지, 녹색수소(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생성한 수소) 등은 인도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분야라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경제협력 분야로 ‘스타트업’을 강조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경제성장 국가로 평가되고 있지만 인도 역시 혁신과 스타트업 분야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인도는 현재 세계에서 셋째로 큰 스타트업 생태계를 가지고 지난 3년간 수많은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창업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 등장했습니다. 지난 2016년만 해도 얼마 없던 인도 스타트업이 현재 9만개를 넘습니다.”

쿠마르 대사는 “인도는 생명과학과 제약 분야에서 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는 방갈로르, 하이데라바드, 첸나이, 푸네, 델리와 같은 도시들이 여럿 있다”면서 “이는 인도 스타트업들이 기존 대기업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도의 경제성장 예측과 거대한 내수시장, 제3세계에서의 역할은 인도를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그는 역설했다.

“올해 인도 경제는 6.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내년 예상 성장률은 6.4%입니다. 또한 향후 몇 년간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인도는 이미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고 있는데,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 내수도 그에 따라 성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인도는 제3국가 수출에 있어 유리한 교두보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20년간 인도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제3국가에도 수출하며 최근 진출 기업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보여왔습니다.”

♦ 기술 발전 등 현실 변화에 따른 교육 혁신···상호 벽 허물고 융합 학문 경쟁력 발휘해야

쿠마르 대사는 “한국 기업들은 투자뿐만 아니라 인도의 정보기술(IT) 전문인력을 활용해 많은 이득을 보고 있다”며 “삼성이 선도적으로 인도 인재들을 채용했으며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또 카카오, 네이버, 쿠팡과 같은 많은 한국 IT 기업들도 인도인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으며 쿠팡은 관리직에도 인도인 인재를 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인도인 학생들도 많다. 쿠마르 대사는 “학부생 약 1000명, 대학원생‧연구원 약 3500명 등 인도인 학생들이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며 “그들은 디지털 분야를 넘어 STEM(과학, 공학, 기술, 수학) 전 분야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특히 일부 인도인 유학생은 광학이나 양자역학과 같은 순수 과학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직접 목도하진 못하지만 오늘날 기술 발달과 함께 인도 교육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 정부는 2020년 8월 새로운 국가 교육 정책을 발표하며 인도 내 고등 교육 체계에서 대대적인 개혁을 이뤄냈습니다. 이 개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한 커리큘럼을 가능케 하는 것이지요.”
인도 정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양성한 인재들이 만들어갈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고 양자 분야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기업 발전을 위해 지식재산권(IP) 보호와 IP를 다룰 프레임워크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쿠마르 대사는 전했다.

그는 끝으로 한‧인도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중요성과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인도 FTA는 유용한 수단입니다. 인도와 한국은 2010년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을 통해 FTA를 체결했고 이를 통해 두 나라 간 무역 규모 성장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로부터 이미 13년이 지났고 양국 경제와 상업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는 향후 인도가 한국과 함께 더 개척하고자 하는 새로운 협력 분야로 그린수소,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들었다. 또한 한국 정부도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도 꼽았다. 

“IT는 우리 기업들이 매우 잘하는 분야이며,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폭이 넓습니다. 앞서 언급한 인도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기회도 있습니다. 인도는 제약 분야에서 매우 강력한 생산 기반 시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바이오 분야에서 좋은 실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의약품 수출에서는 인도가 미국과 유럽연합(EU) 시장에서 더 큰 제네릭 의약품(특허기간 만료된 복제약)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개인 의견’이란 단서를 달아 “한국 기업이 인도에 투자해 의약품 원료(API)를 생산한 뒤 자체 공급망을 확보하면 양국에 모두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한 그는 “양국이 상호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인도와 한국은 둘 다 민주주의 국가이며, 둘 다 자유시장 경제를 가진 중요 대국입니다. 우리는 모두 혁신적이고 기업가 정신이 강한 사회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많은 공통점이 있으며, 미래에 많은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습니다. 향후 개발 노력을 더 개선하고 기후변화 노력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법 등을 모색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상호 인식 향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하면 파트너십의 견고성은 결국 사람과 사람 간 교류, 서로의 이해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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