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한' 표현해 '무용계 오스카상' 거머쥔 강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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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3-06-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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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버설발레단서 21년 활동...출산 후 복귀해 원숙한 무대 선사

’오네긴’ 중 한 장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40)이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의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받았다. 한국 특유의 '한(恨)'을 무대 위에서 표현해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브누아 드 라 당스 조직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고 여성무용수상 수상자로 강미선과 중국국립발레단의 추윤팅을 공동으로 선정했다.

'브누아 드 라 당스'는 1991년 국제무용협회 러시아 본부가 발레의 개혁자 장 조르주 노베르(1727~1810)를 기리기 위해 제정하고 이듬해 시상하기 시작한 세계적 권위의 상이다.

강미선은 역대 다섯번째 한국인 수상자다. 발레리나 강수진(1999년), 김주원(2006년)과 발레리노 김기민(2016년), 발레리나 박세은(2018년)이 이 상을 받은 바 있다.

강미선은 올해 3월 국립극장에서 선보인 '미리내길'에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과부 역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상식 후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심사위원장은 "경합이 매우 치열했다. 정말 어려운 선택이었다"라며 "새로운 역할을 매우 흥미로운 방식으로 보여준 두 명의 발레리나를 '최고의 여성무용수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리내길' 중 한 장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 꾸준함의 대명사인 불혹의 발레리나 

선화예중·고등학교를 나온 강미선은 미국 워싱턴 키로프 아카데미를 거쳐 국립발레단과 함께 우리나라 양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로 활동 중이다.

2002년 연수 단원으로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한 강미선은 코르 드 발레(군무) 무용수부터 드미솔리스트(2005∼2006), 솔리스트(2006∼2010), 시니어 솔리스트(2010∼2012)를 거쳐 2012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한국 발레 역사상 최장기 근속(유니버설발레단 21년) 무용수라는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강미선은 ‘백조의 호수’, ‘지젤’,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오네긴’, ‘로미오와 줄리엣’, ‘심청’, ‘춘향’, 등 전막 발레뿐만 아니라 이어리 킬리안의 ‘프티 모르’, 나초 두아토의 ‘멀티 플리시티’, ‘두엔데’, 레이몬도 레벡의 ‘화이트 슬립’ 등 모던 작품에 이르기까지 발레단의 모든 레퍼토리를 섭렵한 명실상부 대표 발레리나이다. 

클래식 발레, 드라마 발레, 창작 발레, 모던 발레 등 매번 새로운 도전을 하는 그다.
 
탄탄한 테크닉과 강력한 카리스마로 무대를 압도하는 그녀는 특히 발레 팬들 사이에서 ‘갓미선’으로 불리며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풍부한 표현력과 그녀만의 독보적인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출산 후 2년 만에 선보인 드라마 발레 ‘오네긴’에서는 초연 때부터 맡아온 주인공 타티아나 역을 더욱 원숙하게 소화해내며 관객들에게 또 한번 그 이름을 각인시켰다. 

올해 3월 국립극장에서 선보인 유병헌 예술감독 안무의 ‘코리아 이모션’ 중 ‘미리내길’에서는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낸 아내의 애절한 그리움을 숨이 막히도록 먹먹하게 그려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큰 호평을 얻었고, 마침내 최고의 상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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