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산성, 백제왕도 핵심유적 '재확인'

정상부 아래 평탄지서 백제시대 추정 토루와 저수조 확인

익산시, 미륵산성 정비·관리방안 수립…유적 보존·관리 향상

익산 미륵산성 발굴조사지역 원경[사진=익산시]

전북 익산시는 백제왕도 핵심유적인 익산 미륵산성 유적정비를 위한 성내 평탄지 발굴조사 결과, 백제시대로 추정되는 토루와 수차례 개축된 석축 저수조를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익산시와 (재)전북문화재연구원(단장 최완규)이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진행한 결과다.

미륵산성은 미륵사지의 배후에 있는 미륵산(해발 430.2m) 정상부와 동쪽 사면을 감싼 포곡식 산성으로, 북쪽으로는 낭산산성, 남동쪽으로는 선인봉·당치산성, 동쪽으로는 용화·학현·천호산성으로 연결되고 있는 등 충남 논산과 부여, 전북 완주·전주·김제 일원의 조망이 가능한 요충지라 할 수 있다. 

그간 미륵산성에 대한 발굴조사는 1990년을 시작으로 총 3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조사를 통해 미륵산성의 문지(동문지·남문지)와 옹성, 치성을 포함해 건물지와 집수정 등이 조사됐고, 그 시기는 통일신라시대 이후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조사과정에서 백제시대 토기편이 다수 출토됐으나, 이와 관련된 유구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국(백제)시대와 관련된 유적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이번 발굴조사 지역은 미륵산성 정상부(장군봉) 아래 평탄지를 대상으로 했으며, 기존 지표조사에서 백제시대 지명인 ‘금마지성(金馬渚城)’ 명문기와가 수습된 곳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토루는 반원형으로 확인된 둘레는 77.3m 정도이며, 토루 너비는 9.8m, 잔존높이 3.1m이다. 

성토방법은 성질이 다른 흙을 사용해 교차로 쌓고 중간에 토류석을 시설했고, 필요에 따라 방향을 달리해 경사성토를 한 모습, 성토층에서 목탄(숯), 목주(나무기둥) 등이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당시 토루를 견고히 하기 위한 축조기술력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익산미륵산성 석축저수조 전경[사진=익산시]

또한 석축 저수조는 현재까지 최소 4차례에 걸쳐 수개축이 이루어진 후 최종적으로 원형의 석축우물이 축조된 것으로 판단된다.

내부에서는 삼국시대 토기편과 통일신라시대 이후의 대호편, 선문계·격자문계 평기와편 등이 확인됐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토루는 삼국시대 테머리식 산성으로 추정되는 지역으로서, 추후 지형분석과 지속적인 학술조사를 통해 그 실체를 밝혀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나아가 석축저수조의 정확한 축조시기와 성격, 토루와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발굴조사단에서는 이달 22일 오후 2시 조사성과와 출토유물을 시민과 공유하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한편, 익산시는 이번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익산 미륵산성의 진정성 있는 정비와 관리방안을 수립하고 체계적인 조사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유의 보존·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