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은 의약품 R&D 조직을 재정비해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의 특허만료에 대비한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으로 보인다. 5% 내외에 머물렀던 매출 대비 R&D 재투자 비율이 올해 얼마나 증가할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최근 임종래 신임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사내에 R&D부문을 강화했다. 임 부사장은 종근당에서 제품개발본부장, 기술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보령의 R&D 센터는 △임상시험과 인허가를 담당하는 개발본부 △제품 분석과 제네릭을 연구하는 제제연구소 △신약 개발 전략을 담당하는 신약연구센터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개발본부와 제제연구소를 총괄하는 조직이 신설된다. 임 부사장이 부문장으로서 지휘할 예정이다.
보령이 R&D에 몰두하는 이유는 카나브의 뒤를 이을 새로운 흥행 제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카나브는 보령이 자체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 신약으로, 지난 2월 1일 '물질특허'가 만료됐다. 이에 카나브 제품군 중 가장 판매량이 많은 복합제 '듀카브'의 제네릭을 출시하기 위해 40여곳의 제약사가 보령과 특허 심판을 진행했다. 보령은 대부분의 심판에서 승소하면서 제약사들의 특허 도전을 방어하고 있지만, 듀카브를 보호하는 '복합조성물 특허' 만료 시점도 2031년으로 다가와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보령의 실적에서 카나브가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매출 7605억원 중 카나브 제품군에서 발생한 매출이 1344억원이다. 실적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R&D 조직과 인프라를 재정비한 만큼, 보령의 R&D 투자도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보령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2021년 6.2%에서 지난해 5.5%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기준 7000억원대 전후로 비슷한 매출액을 기록한 제일약품(6.8%)과 휴온스(7.4%)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보령은 최근 당뇨병 치료제 복합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승인받았으며, 고혈압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를 합친 개량신약 개발도 시작하는 등 공격적으로 파이프라인을 추가하고 있어 당분간 R&D 지출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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