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침체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며 주택 가격이 재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침체와 관련한 다양한 '전조 증상'이 발현되고 있으며, 앞서 일본 ‘버블 붕괴’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경제적인 지표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문도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2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2023년 부동산 정책포럼'의 주제발표를 통해 “주택 가격은 임계점을 통과했다. 올해 부동산 시장 가격 반등은 일시적인 상황”이라며 “현재의 반등은 '데드캣 바운스' 현상으로 분석하며 추후 재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데드캣 바운스는 가격이 급락 후 잠시 회복된 것을 의미한다. 현 시점의 부동산 가격 상승 반전이 지난번 고점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단기적인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 교수는 특히 높은 부채비율과 피케티 지수 등을 근거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한국은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너무 높은 상황”이라며 “한국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021년 기준 206.3%에 달하기에 향후 경제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2008년(137%)일 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으며 일본은 1990년(140%)일 때 버블이 터졌다. 스페인은 2010년 해당 비중이 150%일 당시 PIGS(Portugal, Italy, Greece, Spain)사태가 발생하며 부동산 경제가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가 많을 경우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가계에 미치는 자금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양극화 또한 역대급으로 심화하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2020년 피케티 지수는 산출방식에 따라 11.4 혹은 6.7로 집계된다. 해당 지수는 국민순자산을 국민순소득으로 나눈 값인데, 피케티 지수의 증가는 집값 양극화 현상을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앞서 일본은 해당 지수가 7.0일 때, 미국은 4.8일 때 버블이 꺼졌으며 스페인은 8.0일 때 부동산 경제가 급격한 침체 국면에 빠졌다.
한 교수는 “피케티지수가 높다는 것은 노동소득이 적은 상황에서 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이 자본가 계층에게 집중됐다는 것을 뜻한다”라며 “이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 심화 및 경제 시스템에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어떤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관련 징후가 나타난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설명하며 한국에 여러 사고가 벌어지고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발생한 △레고랜드 발 금융신용경색 사건 △폐업공제금 지급 사상 최대 △서울 경매물건 역대급 증가 및 낙찰률 하락 △미분양 △거래절벽 △역전세 △청약포기 증가 등이 대형 사고의 전조증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해 은퇴 계층이 늘어나고 소득은 감소하며 고령층 1~2인 가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것보다는 오히려 미국과 중국 등의 경제 상황을 보고 보수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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