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내전 위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도 동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모스크바를 떠나는 항공권이 매진되고, 식료품 등 각종 물자 사재기에 분주해진 모습이다.
독일 유력 일간지 슈피겔은 24일(현지시간) 현지 항공권 현황 조사 결과, 직항 노선이 있는 모스크바발 트빌리시(조지아), 아스타나(카자흐스탄), 이스탄불(튀르키예) 행 항공권이 매진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러시아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상에는 용병 그룹 바그너가 러시아로 진격해오고 있는 가운데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를 비롯, 러시아 내 고위층 인사들이 모스크바를 떠났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모스크바와 로스토프 나도누 및 보로네시에 있는 식료품 매장에서는 생존 물자를 구하려는 손님들이 몰린 가운데 진열대가 텅 비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이에 일부 매장에서는 설탕, 소금, 밀가루, 버터 등의 판매를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유소에도 연료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지 식료품업체 협회는 "1주일 분의 (식료품) 공급량을 마련했다"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전했다.
위기감이 고조되며 러시아 국민들의 피난 가능성이 높아지자 인근 국가들도 대처에 나섰다.
러시아와 인접한 발트3국 국가들은 즉각적 위협은 없다면서도, 국경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라트비아의 에드거스 린케빅스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현 상황에서 러시아 국민은 라트비아에 입국할 수 없다고 밝혔고, 리투아니아 역시 국경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발트 전문가인 얀 페터는 해당 국가들이 취하고 있는 조치는 선제적 성격이 강하다며, "러시아로부터 피난민이 많아질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와중에 러시아군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킨 용병 집단 '바그너 그룹'은 모스크바를 향해 다시 북진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남부의 로스토프나도누와 그 위의 보로네시를 연달아 점령한 후 모스크바를 향해 북진하면서 리페츠크주를 통과하고 있다고 해당 지역 주지사가 전했다.
리페츠크주는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40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지역이다. 따라서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에 근접함에 따라 대규모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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