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vs 현대차, 충전방식 표준화 경쟁···"전력선 통신 다양화 등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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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23-06-2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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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드·GM, 테슬라 NACS 방식 따르기로

  • 현대차의 CSS, 유럽 중심 성장할 전망

최근 북미 전기차 업계는 테슬라 충전 규격인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를 놓고 뜨겁다. 포드, GM 등 유수의 완성차 업체가 테슬라만 쓰던 NACS 충전구를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다. 테슬라가 충전기 시장마저 제패하며 현대자동차 등 다른 전기차 업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국내와 유럽의 완성차 기업들은 CCS(Combined Charging Systems) 규격을 고집하고 있다. 이에 따라 NACS 진형과 CCS 진형이 충전기 인프라를 두고 본격적인 패권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 GM에 이어 리비안도 테슬라의 급속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사용하게 됐다. 현재 북미 전기차 충전방식은 테슬라의 NACS와 현대차그룹 등이 채택한 CCS로 양분돼 있다. 두 방식의 가장 큰 차이는 충전구 모양 등 외관에서 드러난다. 

CCS를 따르는 포드, GM 전기차가 슈퍼차저를 이용하기 위해 '커넥터'가 제공될 방침이다. 

포드와 GM 등 북미 완성차 기업들이 NACS 충전구를 따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테슬라가 갖고 있는 풍부한 충전 인프라를 누리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의 동맹을 두고 전기차 충전 시장에 테슬라가 승리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NACS 이슈가 북미에 한정될 것이라는 주장이 더 힘을 받는다.

특히 한국과 유럽은 초급속 충전에 주력하고 있어 NACS 도입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과 폭스바겐그룹의 일부 전기차는 초급속인 800V(볼트)로 설계돼 500V인 NACS에 부적합하다.

실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전압 차이를 언급하며 "현대차의 전기차를 테슬라 슈퍼차저에 연결하면 오히려 충전 속도가 늦어져 충전시간이 더 길어진다"고 짚었다.

글로벌 충전기 시장에서 CCS는 주요 전기차 시장이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CCS의 전 세계 점유율(금액 기준)은 2021년 38.7%에서 2027년 48.0%로 뛸 전망이다. 

전기차 판매량 증가폭도 유럽이 북미를 상회한다. 지난해 유럽은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순수 전기차 판매 비중이 11%대를 기록했다. 미국에선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비중이 전체 5.8%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전기차 충전기의 작동 방식에도 양측은 큰 차이를 보인다.

통신 방식은 크게 전력선통신(PLC)과 계측 제어기 통신망(CAN)으로 나뉘는데, PLC는 차와 충전기뿐만 아니라 계량기, 전기배전계통과 연결돼 원격점검 등이 가능하다. 그러나 CAN은 충전기와 차량 간 통신에 그쳐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차량 배터리에서 외부 전원을 뽑아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도 CAN 방식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 

현재 CCS를 따르는 전기차 메이커는 PLC를 채택한 반면 테슬라는 대다수가 CAN으로 이뤄진다. CAN 방식의 한계를 절감한 테슬라는 PLC가 가능한 슈퍼차저를 늘리는 중이다. 

최영석  한라대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겸임교수는 "최근 NACS가 이슈가 되면서 충전구의 모양에만 집착하고 있는데, 사실 시장 승패는 PLC로 얼마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가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슈퍼차저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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