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태, 세계 경제 불확실성 키우나…원유ㆍ곡물 시장 혼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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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6-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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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조기 종식 계기된다면 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러시아의 군사반란이 에너지 시장과 곡물 시장의 혼란을 초래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군사반란 이후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에 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주말 간 러시아 용병 단체 바그너그룹이 반란을 일으킨 가운데 사태는 벨라루스의 중재로 일단락됐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도력에 의구심이 생긴 만큼 러시아의 정국 불안으로 이어지면 그 여파가 원자재 시장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언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23년 철권 통치에 금이 갔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곡물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동시에 주요 산유국으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호주와 비슷한 규모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구의 유가상한제 등 제재에도 여전히 중국과 인도 등 세계 시장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의 정국 불안이 세계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러시아의 정국 혼란에 가장 먼저 우려가 나온 것은 에너지 공급이다. 러시아는 현재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회원국이다. 카타르 외무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고조되면 국제 안보와 평화는 물론 식량과 에너지 공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곡물과 비료 공급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CNN은 "러시아 에너지의 공급 감소는 중국과 인도가 다른 에너지 공급원을 찾아 서구와 경쟁하게 만들 것"이라며 "정치혼란으로 곡물이나 비료 같은 다른 상품의 수출 제한을 단행한다면 수요와 공급을 엉망으로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밀, 보리, 옥수수 등의 주요 수출국인 동시에 비료의 원료로 꼽히는 칼륨의 제 2 수출국이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곡물시장과 비료 시장이 크게 요동친 바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우려를 두고 리비아와 베네수엘라 상황에 대한 언급도 거론됐다. 과거 리비아는 내전과 내부 정치적 갈등 고조로 하루 약 170만 배럴에 달하던 석유 생산량이 2020년 36만 5000만 배럴까지 감소했다. 베네수엘라도 정치적 혼란에 하루 평균 160만 배럴이 넘던 석유 생산량이 2020년 40만 배럴까지 쪼그라들었다. CNN은 "러시아는 OPEC+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큰 강국"이라며 러시아의 상황은 리비아와 베네수엘라보다 세계시장에서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도 이번 사태가 미칠 파급 효과를 주시하고 있다. TD 시큐리티의 게네디 골드버그는 "러시아 리더십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면 투자자들은 안전한 자산으로 몰려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번 군사반란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으로 이어진다면 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니콜라 마리넬리 리젠트 대학 재무학 교수는 "러시아 내부의 권력 투쟁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군사반란이) 전쟁의 조기 종식으로 이어진다면 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장중 한때 브렌트유 선물(근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95센트(1.3%) 상승한 배럴당 74.80달러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근월물)은 88센트(1.3%) 오른 배럴당 70.06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이날 오전 11시께 (한국시간) 기준으로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20센트(0.27%) 상승한 74.18달러에, WTI는 전 거래일 대비 21센트(0.30%) 오른 배럴당 69.35달러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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