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외국환거래법 시행령과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개정은 지난 2월 10일 발표된 '외환제도 개편 방향'의 주요 과제들을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개정안은 오는 7월 4일 공포할 예정이며, 공포 즉시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국민은 연간 10만 달러 한도 내에서 별도 서류 제출이나 자본거래 사전 신고 없이 해외 송금을 할 수 있게 된다. 1999년 '외국환거래법' 제정과 함께 5만 달러로 설정됐던 송금 한도가 24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은행은 5만 달러가 넘는 송금에 대해 외환법상 신고 절차를 이행했는지 반복 확인하는 불편을, 고객은 송·수금 단계에서 거래 관련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덜게 됐다.
경고로 갈음할 수 있는 자본거래 신고의무 위반 금액 기준은 건당 2만 달러 이내에서 5만 달러 이내로 확대했다. 형벌 대상이 될 수 있는 자본거래 신고의무 위반 기준은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제3자 지급 등 비정형적 지급·수령 신고의무 위반 기준은 25억원에서 50억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기업의 외화 조달·운용 자율성을 확대하고 애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외화 차입에 대한 기획재정부·한국은행 신고 기준을 30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로 올리기로 했다. 해외 직접투자 관련 수시 보고 제도 역시 매년 1회 정기 보고로 통합하고 내용도 간소화했다.
이 밖에 대형 증권사의 일반 고객 대상 환전 업무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거나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4개 증권사만 기업 대상 환전이 가능했는데, 이번 개정에 따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인 9개 증권사가 일반 국민과 기업을 상대로 환전을 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의 외환 스와프시장 참여도 허용한다. 증권업계의 외화 유동성 공급 경로를 다양화하고, 스와프시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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