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원장, 카드사 첫 방문에…우리카드 '2200억' 지원 보따리 풀었다

이달 29일 영등포 굿네이버스 본사에서 (왼쪽부터)우리카드 박완식 사장,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 소상공인연합회 오세희 회장, 굿네이버스 김중곤 사무총장이 카드업계 상생금융 1호 출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우리카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방문에 맞춰 우리카드가 2200억원 규모의 상생 금융 보따리를 풀었다. 금융 취약계층의 채무 정상화와 소상공인의 사업장 운영을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원장이 개별 카드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굿네이버스회관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후원금 전달식 및 소상공인 간담회’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 원장 외에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박상원 금감원 서민금융 부원장보, 소상공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금감원이 소상공인들의 고충 사안 전반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카드사에 상생 금융을 당부했고, 우리카드는 이에 화답하듯 2200억원 규모의 상생 금융 보따리를 풀었다.

우리카드가 내놓은 상생 방안은 총 두 갈래로 나뉜다. 우선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위해 연체채권 감면비율을 10%포인트 일괄 확대키로 했다. 전세 사기 피해 등 현저한 어려움을 겪은 고객 채무도 최대 70%까지 감면해준다. 이외에도 기존 대환대출(저금리 전환 대출)보다 금리를 50% 내린 상생론을 새롭게 마련하고, 연소득 2000만원 이하 고객의 신용대출금리도 4%포인트 인하해주기로 했다.

영세·소상공인에게는 카드 이용대금 중 1%를 청구 할인해준다. 단 이 혜택을 받으려면 사업자금 용도 기업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동시에 소상공인들의 실질적 매출 증대를 이끌기 위해 인근 상권·고객 분석 리포트 및 우리카드 고객 대상 홍보를 무상으로 제공키로 했다.

세부 지원액은 △소상공인 등 저소득층 대상 신규대출 800억원 △영세‧중소가맹점 카드 이용대금 환급 100억원 △연체 차주 저리 대환 대출‧채무감면 1300억원 등이다.

우리카드는 이날 상생 금융 전담조직과 상담센터를 신설해 다양한 상생 금융 방안을 지속 발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소상공인 물품 구매 후원금 2억원도 굿네이버스에 기부했다.

이 원장은 “(우리카드가) 어려운 경영상황에도 의미 있는 상생 금융 방안을 마련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전한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금융권 전반에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소상공인연합회장 및 영세 카드가맹점주 5명과 간담회도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서 “현재 소상공인은 새로운 대출을 받기도, 기존 채무를 상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하며 금융사들이 동반자적 입장에서 부담 경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에는 연체율 상승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지만, 그럼에도 서민 자금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는 9월 채무 상환유예가 종료돼도 앞서 마련된 연착륙 지원방안이 원활히 진행되면,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봤다. 다만 이를 위해선 금융사들이 차주별 상환계획서를 내실 있게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며, 차주별 1:1 면담 등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