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네이버 1784를 방문한 알핫산 알하지미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 제네럴 매니저가 로봇팔 앰비덱스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2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현지 법인 설립을 검토한다. 설립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추후 확대될 현지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을 구성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의 사우디 방문 일정에 동행해 사우디 정부와 '네옴시티' 관련 사업 논의를 개시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의 초대형 친환경 도시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만 1조달러(약 1310조원)에 달한다. 이후 네이버는 지난 3월 사우디 정부와 국가 단위 디지털 전환을 위한 포괄적 협력에도 합의했다.
네이버는 UAE와의 교류도 늘렸다. 지난 12일 UAE 샤르자에미리트의 셰이크 사우드 왕자 등 대표단이 제2사옥 '1784'를 방문해 로봇·디지털 트윈·클라우드 등 네이버의 IT기술을 체험했다. 네이버는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방문사절단에 동행하면서 UAE 정부에 자신들의 첨단 기술을 설명했고 이후 지속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사우디 관광청과 모바일 인프라 구축 협력을 논의했다. 카카오톡·카카오T·카카오페이 등 카카오의 여러 플랫폼들을 두루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카카오톡으로 현지 맞춤형 정보 공유 플랫폼을 개발하고, 카카오페이로 관광객들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며, 카카오T에서 사우디 내 카헤일링(차량호출) 및 차량 관제 시스템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방안과 관련해 머리를 맞댔다.
중동 국가들은 그간 의존도가 높았던 석유 비중을 줄이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산업 다각화와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침 신규 시장을 모색하던 국내 IT 업체들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첨단 기술과 플랫폼·콘텐츠 분야에서 다진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중동에서도 주목했다. 실제 네이버는 사우디·UAE를 방문한 이후 지속적으로 양국 고위 관계자들이 1784를 찾아 기술을 둘러보고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지난 1월 사우디 국부펀드(PIF)로부터 6000억원을 투자받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 게임에 대한 중동의 관심도 뜨겁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게임에 대한 월 평균 결제액이 가장 높은 두 국가는 카타르(76.2달러)와 UAE(69달러)였다. 이 중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이날 기준 사우디·UAE·카타르 등에서 구글·애플 앱 마켓 기준 게임 부문 매출 최상위권에 올랐다. 또 펄어비스 '검은사막'은 사우디·UAE 등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즐긴 한국 게임으로 꼽혔다. 이는 투자로도 이어졌다. 최근 사우디 PIF는 넥슨 주식 632만1500만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9.22%에서 10.23%까지 끌어올렸다. 이번에 PIF가 매입한 주식 규모는 투자 당일 종가 기준 176억엔(약 1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앞서 PIF는 지난해 초 약 1조원을 들여 엔씨소프트의 주식 9.26%를 매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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