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음란물 소지 전과자가 공무원으로 영원히 임용할 수 없도록 한 현행법이 부당하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9일 국가공무원법 33조와 지방공무원법 31조 관련 조항에 대해 재판관 6(찬성)대2(반대)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A씨는 지난 2019년 11월경 아동음란물 소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700만원을 선고 받았다.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 받았다.
이에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을 준비하던 A씨는 아동음란물 소지 전과를 일반공무원 결격사유로 규정한 국가공무원법이 자신의 공무담임권 등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은 아동·청소년과 관련이 없는 직무를 포함해 모든 일반직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도록 한다"며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헌재는 해당조항이 '영구적으로' 임용을 제한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별 범죄의 비난가능성과 재범위험성 등을 고려해 상당 기간 임용을 제한하는 방법으로도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은애·이종석 재판관은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높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공무원 직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은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원활한 공무수행에 어려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소지죄는 그 자체로 죄질이 불량하고 비난가능성이 높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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