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권 이어 소수 인종 우대 입학도 '위헌'…美 대선 쟁점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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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6-3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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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중대한 진보 되돌려" vs 트럼프 "미국에 좋은 날"

  • 작년 중간선거서 낙태권 폐지에 女 유권자 뭉치며 공화 돌풍 막아

[사진=AP 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49년 만에 낙태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었던 미국 대법원이 이번에는 소수 인종 우대 정책에도 위헌 판결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4년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 SFA)’이란 단체는 ‘어퍼머티브 액션’이란 소수계 우대 정책 입학 제도가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를 차별했다며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를 상대로 각각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어퍼머티브 액션이란 차별받거나 교육 기회를 누리지 못한 흑인 및 히스패닉계 등 소수계 학생들을 대입 전형에서 우대하는 제도다.
 
SFA의 설립자인 백인 보수 운동가 에드워드 블럼은 중국계 이민자 학생들을 원고로 내세우고 이들이 SAT 등에서 만점을 받았는데도 소수계 우대 정책으로 인해서 하버드대에 입학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블럼은 예전부터 하버드 등 미국 대학들이 백인 및 아시아계 미국인을 차별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에 미국 대법원은 이 헌법소원에 대해 각각 6대3(노스캐롤라이나대), 6대2(하버드대)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소수계 우대 정책이 '법 아래 평등'을 정의하는 수정 헌법 14조를 위반한다는 것이다. 

통상 미국 연방대법원은 보수와 진보가 5대4의 균형을 유지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시절 보수 성향 대법관이 줄줄이 임명되면서 보수적인 판결을 내리고 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첨예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는 대법원의 낙태권 폐기로 여성 유권자들이 똘똘 뭉치면서 예상을 깨고 민주당이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었다. 애초 공화당이 선거구를 싹쓸이하는 ‘레드 웨이브’를 점치는 목소리가 컸으나, 공화당은 하원에서 가까스로 승리하는 데 그쳤다.
 
내년 대선 출마를 예고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 다른 반응을 보인 점 역시 소수인종 우대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될 것임을 암시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에 좋은 날”이라며 "비범한 능력과 성공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사람들이 마침내 보상받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모두가 기다리고 바라던 판결이며 그 결과는 놀라웠다"면서 "우리가 다른 세계와 경쟁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역시나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대학들이 경제적 배경, 인종 차별 등 학생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십년의 판례와 중대한 진보를 되돌리는 것"이라며 "우리 대학은 인종적으로 다양할 때 더 튼튼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결정이 최종 결정이 되도록 둘 수 없다"면서 "대법원이 판결할 수는 있지만 미국이 상징하는 것을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는 것'이 미국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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