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AI는 현행법상 '물건'…발명가 될 수 없어"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e-mail]]

현행법상 인공지능(AI)은 물건에 가까워 특허 출원에서 발명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미국 국적의 AI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씨가 특허청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출원 무효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이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허법상 발명자는 발명한 ‘사람’으로 명시돼 있고 이는 자연인만을 의미하는 게 분명하다고 본다”면서 “법령상 자연인이 아닌 인공지능은 ‘물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 독자적 권리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인간의 개입 없이 인공지능이 독자적인 발명을 할 만한 기술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가 출원한 특허의 발명 과정에서도 인간이 상당 부분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기술이나 산업 발전에 반드시 기여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소수 기업의 AI 기술 독점, 법적인 책임 불분명 등 상당한 우려와 문제점이 공존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테일러씨는 ‘다부스’(DABUS)라고 명명된 AI를 발명자로 한 특허를 우리나라 등 총 16개국에 출원한 바 있다. 특허청은 이에 대해 특허 출원을 무효 처분했고, 테일러씨도 행정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