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서북부를 중심으로 붉은등우단털파리, 일명 ‘러브버그’가 대거 출몰해 시민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털파리과 우단털파리속에 속하는 러브버그(Lovebug)는 성충이 된 이후 암수가 함께 붙어 다니면서 비행하거나 먹이를 먹고, 밤에는 여러 차례 긴 시간 짝짓기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벌레 2마리가 항상 붙어 있어 러브버그('사랑벌레')라고 불린다.
최근 러브버그가 북한산 정상 등을 뒤덮으며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해 화제가 됐다. 온라인상에서 정상 바위가 까맣게 보일 정도로 뒤덮은 러브버그떼가 공유됐다.
지난달 30일 한 남성 A씨는 인스타그램에 “제가 웬만해서는 벌레를 안 무서워하는데 태어나서 본 벌레 중에 제일 많다”며 “백운대 정상에 가득하다. 정말로 심각하다”고 전했다.
같은 달 29일 외국인 여성 B씨도 “어제 북한산에서 러브버그떼를 경험했다. 이건 한국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며 관련 영상을 게재했다.
B씨는 자신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수없이 달라붙은 러브버그떼를 떼어내 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처럼 일부 시민이 벌레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면서 북한산 등 국립공원 측에 방역 등을 문의하는 일도 잦아졌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도 “이게 우리나라 맞냐”, “작년에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진짜 초토화됐다” 등의 반응이다.
국립공원 국립생물자원관 기후환경생물 연구과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작년에 비해 고온 다습한 날씨와 장마로 인해 약 작년 대비 열흘 정도 일찍 발생했으며 6월 중순에서 7월 초에 집중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브버그 수컷은 3~5일, 암컷은 5~7일 동안 살아남는다.
국립공원 측은 “국립공원 내에서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화학적 방제 및 생물학적 방제는 시행하지 않는다”며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인간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익충이며, 짧은 생활사로 인해 7월 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러브버그는 최근 서울 전역을 넘어 수도권인 경기도와 인천 일부 지역까지 출몰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몇몇 지자체는 러브버그를 무분별하게 방제하면 다른 벌레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며 가정용 살충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러브버그는 날개가 약해 물을 뿌리기만 해도 쉽게 퇴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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