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서비스 공백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오는 13일로 예고된 전국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이 현실화한다면 의료 현장에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총파업을 찬성하는 인원만 역대 최대 수준인 6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파업 장기화 시 의료서비스 공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3일 서울 영등포구 조합 건물에서 ‘의료인력 부족이 환자 안전과 의료질에 미치는 영향 증언대회’를 열어 의료 현장에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우선 지난달 28일 의료기관 파업 상황 점검반을 구성해 제1차 긴급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 파업 상황 점검반’을 구성하고 의료 차질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박민수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닌 불법 파업이나 국민 생명과 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필수유지업무 중단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면서 “의료서비스 공백으로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현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를 시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이었던 2021년 9월에는 노·정 합의를 이루면서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을 철회한 바 있다. 다만 의료계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정부가 아직 개선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이번 합의에는 더 긴 진통이 예상된다.
나순자 노조위원장은 “정부는 9·2 노·정 합의와 4·25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 때 발표했던 정책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가 대책 마련과 함께 진화에 나섰지만 보건의료노조 측은 강경한 입장이다.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학장은 이날 열린 증언대회에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는 간호사 1명이 평균 환자 16.3명을 돌보고 중소 병원까지 합하면 43.6명이나 된다”며 “미국 5.7명, 스웨덴 5.4명, 노르웨이 3.7명 등과 비교하면 중노동”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의료법시행규칙에 따르면 간호사 1명당 환자 2.5명을 배치해야 한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14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이들의 요구 사항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보건의료인력 확충 △적정 인력 기준과 업무 범위 명확화 △의사 확충과 불법의료 근절 △공공의료 확충과 회복기 지원 확대 △9·2 노·정 합의 이행 △노동 개악 중단 등이다. 만약 조정기간 중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고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으면 이달 13일부터 전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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