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중심지 관련 예산 삭감…16년간 221억 헛돈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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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박성준 기자
입력 2023-07-0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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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 셋째)이 지난 5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9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 셋째)이 지난 5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9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중심지 조성을 위한 핵심 사업의 국고보조금 지급이 중단된다. 지급이 중단된 사업은 금융 전문인력 양성 분야인데, 올해까지 16년간 약 221억원이 투입됐다. 업계에선 이번 중단으로 금융중심지 정책에 힘이 빠지면서 그간 헛돈을 쓴 꼴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를 끝으로 금융 전문인력 양성 사업이 종료된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에서 관련 사업에 반영된 금액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민간에서도 유사 과정이 많이 운영되고 있어 국고보조의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기획재정부 방침에 따라 올해를 끝으로 금융 전문인력 양성 사업이 종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해당 예산이 빠지면서 중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금융 전문인력 양성이 어려워지고, 금융중심지 조성을 위한 전체 예산 규모도 대폭 축소된다는 점이다. 인력양성 기관을 지정해 교육‧훈련경비를 지원하는 이 사업에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16년간 약 221억원이 투입됐다. 같은 기간 금융중심지 조성을 위해 배정된 전체 예산(약 337억원)의 65.7%에 달할 만큼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금융중심지 조성 관련 예산은 약 5억원이다. 이는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2008년 이후 역대 최소 금액이다. 앞서 2014~2016년에도 금융 전문인력 양성 사업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적이 있지만 당시에도 금융중심지 조성 관련 예산은 7억~8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5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을 이행하는 시행기인 2020~2022년에는 금융 전문인력 양성을 포함해 31억~34억원 수준의 예산이 배정된 바 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기재부와 금융당국의 중장기 금융산업 발전 전략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부터 녹색금융, 해양금융, 디지털금융 등 시대적 변화나 지역 특색을 반영해 금융 전문인력을 양성하던 사업이 종료되면 앞으로 인력 양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민간 차원에서의 교육이 이뤄진다고는 하지만 국가가 중장기적인 계획하에 관련 인력을 육성하는 것과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서울·부산, 제3의 금융중심지 유치에 나선 전라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부산이나 전북에서는 지역 내 금융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고 금융 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통해 금융산업과 지역사회의 동반성장을 연계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희곤 의원은 “최근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을 통해 부산의 경우 해양금융, 디지털금융 역량강화를 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히고서 정작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금융중심지의 내실있는 발전을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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