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방송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해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5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통과됐다.
개정안은 앞으로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 재가 절차를 거쳐 공포되면 바로 시행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추천 상임위원인 김현 위원의 불참으로 '반쪽 통과'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방통위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대한 의결을 실시했다.
개정안은 상임위원 3명 중 표결에 참여한 2인의 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정부·여당 측 위원인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이 찬성했고, 야당 측 김 위원은 반대 의견을 밝힌 뒤 회의장을 나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수신료 분리징수를 두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간 공방도 벌어졌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방통위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방통위가 TV 수신료 분리징수를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강행하고 있다. 절차도, 내용도, 형식도 상식적이지 않은 오로지 방송장악을 위한 우격다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은 김효재 상임위원을 직무대행으로 앞세워 방통위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노골적으로 방송장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김 직무대행을 만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전체회의에서 처리하지 말고 연기할 것을 요구했지만 끝내 가결을 막지는 못했다
반면 과방위 국민의힘 의원들은 수신료 분리 징수를 반대하는 민주당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박성중·김영식·윤두현·허은아·홍석준 의원은 같은 날 성명서에서 "TV 수신료 분리징수는 국민 97%가 찬성하는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방통위는 대통령실의 국민참여토론 결과와 국무조정실의 비규제 대상, 법제처의 입법단축 승인, 행정안전부의 관보 게재 등 모든 절차를 적법하게 처리했다"며 "문재인 정부 때 각각 필요에 의해 단축시킨 방송법 등의 모든 시행령을 부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한편 KBS 수신료 월 2500원은 1994년부터 전기요금에 통합돼 일괄 징수됐다. 한국전력이 전기료와 합산해 KBS를 대신해 징수했다. 개정안이 발효되면 한전이 전기료와 수신료를 별도로 고지하고 각각 징수하거나, KBS가 직접 수신료를 징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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