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수입처인 캐나다와는 물리적 거리가 멀어 물류비 상승이 불가피한 데다 일본 등 다른 나라와 수입 경쟁이 붙으면 캐나다산 게르마늄 가격 자체가 뛸 가능성도 있어서다.
5일 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가 게르마늄을 가장 많이 수입한 곳은 중국(504만 달러)으로 전체 중 54%를 차지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3일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미국이 대중 반도체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 따른 맞대응 성격이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게르마늄을 수입하는 국가는 캐나다다. 지난해 수입액은 380만5000달러로 전체 중 41% 수준이다. 3위 수입국은 러시아로 수입액(27만6000달러)과 점유율(3%) 모두 미미하다.
결국 캐나다에서 더 많은 게르마늄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광해광업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중국과 캐나다에서 들여온 수입량 차이가 크지 않아 공급망 불안정 요소가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체 수입처가 확실하다는 얘기다.
수입 규모도 연간 1000만 달러 정도여서 이차전지 제조용 니켈(18억6000만 달러) 등 다른 핵심 소재들과 비교하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다만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중국보다 캐나다와는 물리적 거리가 훨씬 멀어 캐나다산 게르마늄 수입이 늘수록 물류비도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해상 운임 비용이 낮은 건 다행스럽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게르마늄 가격 자체가 큰 폭으로 뛸 가능성도 있다. 일본 등 경쟁국이 너도나도 캐나다산 게르마늄 확보전에 나서면 수급 불균형이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라는 수입처가 끊기면 일본 등 다른 나라들도 캐나다에 더 의존하게 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중국이 요소수 수출을 줄이자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 발생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에도 단기적 수급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급 동향을 면밀히 살피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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