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6·25전쟁 영웅, 군신(軍神) 故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 및 3주기 추모식 경북 칠곡에서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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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김규남 기자
입력 2023-07-0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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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보훈부, 6․25전쟁 최후 방어선인 다부동 전적지에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

  • 육군, 정전협정 및 한미동맹 70주년 맞아 민·관·군 함께하는 통합 추모식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故 백선엽 장군 3주기 통합 추모식에서 박정환대장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2 작전사령부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故 백선엽 장군 3주기 통합 추모식에서 박정환(대장)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2 작전사령부]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재단하지 말라" 원로 사학자가 작금의 우리의 현실을 꼬집으며 한 말이다. 요즈음 우리 현대사의 아픈 계절인 여름을 맞이해 우리나라 국군의 전쟁 영웅(英雄)이자 죽어서는 우리나라 국군의 군신(軍神)이 되신 故 백선엽 예비역 육군대장을 추모하는 열기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시대는 달라도 영웅의 평가는 불변(不變)
과거 정권의 편향된 역사 인식에 의해  일제시대 백 장군의 과거 행적(간도특설대)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매국노, 일제부역자로 전락했지만 "공이 과를 덮고도 충분히 남음이 있다"라는 절대적인 여론에 힘 입어 우리 국군의 영웅의 명예를 회복 시키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동족상잔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낸 6·25전쟁 영웅 故 백선엽 장군의 3주기 추모행사가 지난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거행됐다.

조국수호와 굳건한 한미동맹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백 장군의 정신을 기리고 안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동상 제막식과 통합 추모식으로 나눠 이뤄졌다.

이날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은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백선엽장군 동상 건립추진위원회 관계관, 이종섭 국방부장관 및 육군참모총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여는 영상, 경과보고 및 인사말(동상건립추진위원회), 기념사(보훈부장관, 경북도지사), 축사(국민의 힘 원내대표, 백선엽 장군 기념재단 이사장), 감사말씀(백남희 여사), 영상 인사말(백선엽 장군 생전 영상), 제막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백선엽 장군 동상은 장군의 서거 3주기를 맞아 민간 동상건립추진위원회가 주관하여 건립을 추진했다. 장군의 동상은 민간 동상건립추진위원회의 국민성금모금, 국가보훈부 예산 1억 5천만원 등 총 5억원을 들여 높이 4.2m, 너비 1.56m 크기로 제작되었고 동서남북 사방으로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아 동상이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국민성금은 모금 2개월 만에 목표 액을 달성할 정도로 동상 제작에 대 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기가 높았다.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대한민국을 구한 호국의 별인 백선엽 장군의 희생과 헌신을 많은 분들이 기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였던 낙동강 방어선을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우경 동상건립추진위원장(한국자유총연맹 경북도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번영은 백선엽 장군을 비롯한 수많은 영웅들의 위대한 헌신과 희생으로 만들어졌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영웅들이 다시는 홀대받지 않고, 잊혀지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오늘날 자유대한민국이 있게 된 것은 백선엽 장군을 비롯한 호국영령과 6·25전쟁 시 참전용사와 지게부대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칠곡 다부동 일대에 호국메모리얼 공간 등을 조성하여 자라나는 세대들의 호국·안보 교육 장소로 만드는 등 경북을 대한민국 호국의 성지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故 백선엽 장군 3주기 통합 추모식에서 박정환대장 육군참모총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제2작전사령부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故 백선엽 장군 3주기 통합 추모식에서 박정환(대장) 육군참모총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제2작전사령부]
◆낙동강 전선에서 산화한 군번 없는 용사들을 추모
이어서 육군참모총장 박정환 대장의  주관으로 열린 통합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이종섭 국방부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역대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유관기관 및 보훈단체 관계관, 장병, 지역주민,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추모식은 6·25전쟁 정전협정 및 한미동맹 70주년인 올해에는 그동안 다수의 민간단체들이 개별적으로 추진해왔던 추모식을 육군이 통합함으로써 행사의 대표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또한 이등병부터 장군까지 현역 장병과 학생, 참전용사 등 세대와 신분을 초월한 다양한 계층이 고인의 숭고한 업적을 함께 기려 추모의 의미를 더했다.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추모식은 헌화 및 분향, 참모총장 환영사, 국방부장관 추모사, 추념사(국민의 힘 당대표 등 7명), 유 족대표 감사말씀, 추모공연 순으로 이어졌다.
행사장에는 6·25전쟁의 주요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오늘날 한미동맹의 기틀을 닦은 백선엽 장군의 생애와 업적을 담은 추모영상이 상영돼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다부동 구국용사충혼비에서 헌화·분향을 하고 백 장군을 포함한 호국영령의 넋을 기렸다. 이어진 추모공연에서는 칠곡군 대교초등학교 학생들이 ‘고향의 봄’, ‘사랑과 축복’ 등의 합창곡으로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참석자들은 함께 노래를 제창하며 고인의 고귀한 뜻을 되새기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환영사에서 “창군의 주역이신 장군님께서는 그 어떤 호칭보다도 군인으로 불리는 것을 좋아하셨던 진정한 군인이셨고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조국을 구한 최고의 전쟁영웅“이라며 “이제는 저희가 장군님의 뜻을 이어서 더욱 자유롭고 번영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고, 자유대한민국의 평화를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故 백선엽 장군 3주기 통합 추모식에서 김관진 기념재단 이사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구국용사충혼비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제2작전사령부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故 백선엽 장군 3주기 통합 추모식에서 김관진 기념재단 이사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구국용사충혼비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제2작전사령부]
백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는 “아버지는 생전에 최초 4성장군의 명예나 훈장 등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분들과 국민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아버지의 평생의 염원이었던 조국수호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애쓰고 계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추모식이 열린 다부동은 6·25전쟁 당시 백 장군이 사단장으로 이끌던 1사단이 북한군 3개 사단을 격파하며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한 상징적인 장소다. 1사단이 다부동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국군은 최후 방어선인 낙동강 전선 방어에 성공하여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백 장군은 다부동 전투를 비롯해 평양 최초 점령, 서울 재 탈환, 춘계 공세 방어, 동부 휴전선 북상 등 숱한 작전을 지휘한 6·25전쟁 영웅이었으며, 이후 제4대 합동참모의장과 제7·10 대 육군참모총장을 역임, 굳건한 한미동맹과 강한 군 건설을 위해 한평생을 헌신했다. 2020년 100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었으며,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한미동맹의 상징이기도 한 백 장군의 공로는 미국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미 국립보병박물관은 백 장군의 6·25전쟁 경험담을 육성으로 담아 전시하고 있으며, 6·25전쟁 회고록'군과 나'는 미군 주요 군사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부가 선정한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 중 한 명으로 선정돼 헌정 영상이 2주 동안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하루 약 680회 송출된 바 있다.

한편, 추모행사에 앞서 칠곡군 주관으로 지게부대 위령비 제막식도 거행됐다. 지게부대는 계급도, 군번도 없는 민간인 신분으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고지에서 탄약과 식량을 비롯한 군수물자를 나르며 큰 활약을 펼친 6·25전쟁의 숨은 영웅들이다. 지게를 지고 전장을 누비는 모습 때문에 ‘지게부대’로 불렸으며, 미군들은 지게의 모습이 알파벳 A와 비슷하다고 해서 ‘The A-frame Army’라고 불렀다. 다부동에서만 2800여 명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나 참전 사실 입증이 어려워 제대로 된 보상이나 예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향후 다른 유공자들과의 형평성 등이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이번에 건립된 위령비는 지게부대원의 희생과 헌신을 높이 평가했던 백 장군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백선엽 장군 동상과 함께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자리 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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