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대교 하단 잠수교가 한강의 첫 보행 전용 교량으로 바뀐다.
잠수교는 21년 4·7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입성하자, 젊음의 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시는 잠수교를 보행전용 교량으로 전환시켜 시민 여가문화 공간으로 조성한다며 이를 위해 혁신적인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기획 디자인 공모를 한다고 6일 밝혔다.
공모는 ‘선(先)디자인 후(後)사업계획’ 방식에 따라 추진된다. 이 방식은 기획 디자인 공모를 통해 디자인, 콘텐츠, 규모와 공사비를 제안받고 시민 의견 청취 단계를 거친 후 사업계획을 수립, 검증된 예산을 확보한 후 설계공모를 한다.
도시, 건축, 조경, 문화, 구조 등 관련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에게 참가 자격이 주어지고 심사를 거쳐 8개 작품을 차등 없이 선정한다.
시는 선정된 참가자에게 동일한 보상금을 지급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내년에 지명 설계공모를 거쳐 기본설계 용역을 수행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참가자는 한강의 수리적·생태적 특성, 교량이라는 구조적·기능적 특성과 시민에게 제공되는 새로운 여가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잠수교의 혁신적인 디자인과 활용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잠수교 교량 상부 공간과 남·북단 접근로에 대한 설계와 공사비를 제시하고 주변 지역과 수상 공간 등을 어떻게 연계할지에 대해 제안해야 한다.
참가 등록은 서울시 설계공모 누리집에서 7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이뤄진다. 결과는 심사위원회를 거쳐 9월13일 발표한다.
공모 일정, 설계지침, 참가 등록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시는 잠수교를 2026년까지 차량이 안 다니는 전면 보행교로 전환해 수상 산책뿐 아니라 소규모 공연과 영화 감상까지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잠수교는 한강 교량 중 길이가 가장 짧고 높이가 낮아 도보 접근이 가능해 보행교로서의 장점이 크다.
또 반포대교라는 지붕과 그늘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강 수면과 가장 가깝다는 면에서 새로운 유형의 시민 여가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할만한 충분한 잠재력을 지녔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게다가 지하철 3·7·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과 시대버스정류장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다. 잠수교는 이들 정거장과 도보로 5분거리에 놓여있다.
특히 최근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작년 11월 여론조사에서 80% 이상의 시민이 잠수교의 보행교 전환에 찬성한 만큼 시민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됐다고 시는 평가했다.
4월에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잠수교에서 사상 첫 프리폴(Prefall) 패션쇼를 열어 잠수교가 패션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런웨이 무대로 변신하기도 했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잠수교가 전면 보행화하면 시민이 원하는 때 언제든지 한강 수면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걷고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협업과 적극적인 공모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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