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는 더불어민주당 등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제기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전면 백지화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6일 국회에서 국민의힘과 당정 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가 선산을 옮기지 않는 한, 처분하지 않는 한 민주당의 날파리 선동이 끊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 원인을 제거하겠다"며 강수를 뒀다.
원 장관은 "김 여사를 악마로 만들기 위한 민주당의 가짜뉴스 프레임을 말릴 방법이 없다"며 "국토부장관으로서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해선 노선 검토 뿐만 아니라 도로개설추진 자체를 이 시점에서 전면 중단하고 이 정부에서 추진됐던 모든 사안들을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 노선이 정말 필요하고 최종 노선이 있다면 다음 정부에서 하라"며 "공무원들 골탕 먹이지 말고 처음부터 노선 결정 과정에 관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또 민주당을 향해 "더 이상 추측과 정황만으로 소설쓰기로 의혹 부풀리기에 몰두하지 말고 자신 있으면 정식으로 국토부장관인 나를 고발하라, 수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발 수사 결과 민주당이 제기한 현직 의혹들이 근거 없고 무고임이 밝혀지만 민주당은 간판을 내려라"고 압박했다.
그는 "전적으로 내가 책임진다. 정치생명, 장관직을 걸었다"며 "민주당은 간판을 걸어야 한다. 이재명 대표, 민주당 간판 걸고 붙자"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국토부가 김 여사 일가에 특혜를 주고자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의혹은 2년 전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해당 노선이 지난 5월 갑자기 변경됐고, 변경된 노선의 종점인 양평군 강상면에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는 게 골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도 당정 협의회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해당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설명하면서 민주당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국토부가 제시한 대안 노선의 사업비 증가액은 140억원에 불과하고, 당초 노선보다 교통량도 늘어난다"며 "종점이 되더라도 대통령 처가 토지 지가에는 영향이 별로 없고 오히려 소음과 매연으로 제약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거짓 선동의 썩은 내가 진동하고 있다"며 "'뇌송송 구멍탁' 쇠고기 괴담, 사드 전자파 참외로 재미 본 민주당이 후쿠시마 처리수 괴담에 이어 2만명의 국민이 이용할 도로를 볼모로 또 가짜뉴스 선동에 열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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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이 야당대표를 향해 이런 소리를 하는 건 굉장히 낯선 대목이네요. 행정부의 장관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는 책임 지지 않고 본인의 임명권자에게만 책임 지겠다는 자세를 몸소 실천하시는군요. 장관의 품위는 어디로 갔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