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약사가 고심에 빠졌다. 일반 식품과 달리 의약품에 함유된 아스파탐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는 데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변경 허가 등 과정이 녹록지 않아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14일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우려한 제약사들은 아스파탐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는 논의를 시작했으나, 아직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A 제약사 관계자는 “아스파탐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IARC 결과가 나온 게 아니라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면서 “의약품의 경우 첨가 물질을 대체할 때 식약처의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식약처의 공식 입장을 기다리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아스파탐을 포함해 총 22종의 인공 감미료를 허용하고 있다. 제약 업계에선 아스파탐 대체재로 말티톨, 에리스리톨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 두 후보 모두 아스파탐 보다는 단맛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을 다시 해야 할 수도 있어 제약사 입장에선 부담이다. 이 관계자는 “약품은 식품과 달리 치료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다시 임상을 해야한다면 업체 입장에선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식약처는 WHO 평가 결과와 제외국 관리 동향, 국내 사용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필요할 경우 아스파탐에 대한 조치를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의약품의 경우 하루에 섭취가 허용되는 아스파탐 기준은 WHO 권장량인 40㎎/㎏ 이하로, 최소량을 사용하도록 관리 중이다.
식약처의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149개 제약사가 일반의약품 216종, 전문의약품 474종, 한약 혹은 생약 제품 12종 등 총 702개 의약품에 아스파탐을 첨가해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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