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농심 등 대기업이 대거 진출해 있는 국내 생수업계에서 선두 브랜드는 제주 삼다수다. 제주 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40%가량을 기록하며 25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성공 비결은 균질한 물 맛과 촘촘한 품질 관리에 있다.
지난달 29일 제주 조천읍에 있는 제주 삼다수 스마트공장(L5)을 찾았다. 제주공항에서 50여분 차를 타고 도착한 제주 삼다수 공장은 한라산 부근에 자리하고 있다.
제주 삼다수가 천연 화산암반수로 먹는 샘물을 생산하는 것도 제주도만의 독특한 지층구조 덕분이다. 화산섬인 제주도는 평균 2~3m 두께의 용암층과 퇴적층이 겹겹이 쌓인 지층구조로 이뤄져 있다. 해발 1450m 높이에 스며든 비가 천연 필터인 화산송이층에 의해 18년 간 걸러진 지하수로 제주 삼다수를 생산한다. 화산송이층이 불순물을 걸러주는 ‘천연 정수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삼다수 공장은 L2~L5 등 4개 생산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기자가 둘러본 500㎖ 전용 라인인 L5 공장은 최첨단 설비를 갖춰 생수 생산 속도를 높인 ‘일등 공신’이다. 1초에 생수 21병, 1분에 1270병이 생산된다. 1시간에 7만6200여병의 생수가 쏟아져 나온다.
삼다수 공장의 하루 생산량은 총 2500여톤으로, 이중 25%(750톤)가 L5에서 만들어진다. 이를 생수 병으로 환산하면 260만병에 해당하는 수치다.
L5 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화다. 무인 지게차와 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날에도 어김없이 무인 지게차는 제주 삼다수 팔레트(2240병) 4개를 싣고 핸들을 현란하게 움직여 공장 안을 누볐다. 이 때 어디선가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들려왔다. 음악의 진원지는 다름 아니라 무인 지게차였다. 이는 사람과 부딪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또 안전 센서와 범퍼도 장착시켜 사고 발생 위험성를 낮췄다. 만약 근처에 사람이 감지되면 무인 지게차 스스로 작업을 중단하도록 설계됐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제조공정 라인에 투입되는 인력도 적었다. 4조 2교대로 근무하는데, 1조당 8~10명이 투입된다. 통상 식품 제조공장에서는 4조 3교대 근무가 일반적이다. 삼다수 제조 공정라인에는 최소 인력만 배치된다.
정수 처리공정 과정도 까다로웠다. 제주 삼다수는 취수를 한 뒤 1마이크로미터(μm) 백필터로 1차 여과한 뒤 원수를 저장한다. 원수는 배관을 타고 카트리지필터 2~4차 세 단계 여과 과정을 지난다. 이후에도 △5~6차 여과 △자외선 살균 등을 거쳐야 공병에 담길 제품수가 된다.
삼다수가 채워진 병은 곧장 용량·이물질 검사를 받는다. 공정 내 설치된 카메라 16대가 병 당 36장의 사진을 찍어 세밀히 확인한다. 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직원은 수시로 생산 현황을 확인하며 품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 삼다수는 친환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생 플라스틱 칩으로 500㎖ 공병을 제조하면서 플라스틱 용기를 2g 감량하는데 성공했다. 친환경 공장을 추구하는 ‘L6 공장’이 2025년 완공되면 현재보다 공병 플라스틱 사용량을 10% 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까지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50%까지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 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도개발공사의 강경구 연구개발(R&D) 혁신센터장은 “화산암반수는 흡착력이 대단히 강하다. 라돈, 우라늄 등 유해물질은 물론 불순물까지 걸러줘 물 맛이 뛰어나다”면서 “또 고도화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여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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