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만 해도 아파트 규제 대체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던 지식산업센터가 공급과잉과 주택 규제 완화, 고금리 등으로 외면받고 있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마이너스피 분양권 매물이 속출하고 대형 건설사의 지식산업센터 신축사업이 수익성 악화 우려로 무산되는 등 지식산업센터 시장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부동산플래닛 집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 거래량은 총 4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2건)의 절반 이하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달 전국 매매거래량은 87건으로 작년 6월 240건에 비해 64%나 감소했다. 서울은 해당 기간 77건에서 22건으로 70% 이상 줄었고, 수도권은 215건에서 81건으로 62% 감소했다.
지식산업센터는 한 건물에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산업의 사업장과 지원시설이 복합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3층 이상의 집합건축물을 일컫는다. 부동산 호황기이던 2~3년 전만 해도 주택 규제 대체상품으로 투자가 몰리면서 공급 또한 증가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집계 결과 지식산업센터는 지난달 말 기준 1506곳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지난해 6월 기준 1369곳에서 1년 만에 150곳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공급 증가와 함께 각종 주택규제 완화와 고금리 지속 등의 영향으로 지식산업센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상가 매물이 전년 동기(1만7623개)보다 40.6% 증가한 2만4782개로 늘어난 것도 지식산업센터의 투자 매력도가 반감됐다는 방증이다.
수익성이 떨어지고 이자 부담이 커지자 수분양자들은 수천만원의 손해를 떠안으면서까지 계약물량을 포기하고 있다. 지난 5월 분양을 시작한 경기 구리시 '현대클러스터 갈매역스칸센알토' 전용 면적 39㎡이 지난달 27일 분양가(1억8640만원)의 반값에 매물이 나왔다. 8월 준공을 앞둔 평택의 '부성타워 삼성평택캠퍼스' 매물은 지난 6일 분양가에서 4000만원 가까이 내린 1억7430만원에 나왔다. 비슷한 시기 평택 '금호STV더라이브'는 5000만원 넘게 '마피'가 붙었고 서울 영등포구 'C-타워', 금천구 '가산아스크' 등도 마피 2000만원에 분양권이 나왔다.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가 수주한 지식산업센터 신축사업이 수익성 악화로 무산되기도 했다. DL이앤씨는 지난 5일 발주처 엠큐브 주식회사의 사업 중단 결정으로 '다산 지금 공공주택지구 자족1지구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사업은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일대에 연면적 약 19만9930㎡, 지하3층~지상 8층, 4개동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하는 공사로, 계약 금액은 3241억1060만원이었다. 시행사는 지난해 5월부터 중도금 무이자 지원, 잔금 80% 대출가능 등 혜택을 제시하며 대대적인 분양 홍보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고금리, 건설경기 침체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주택 규제완화와 지식산업센터 공급 과다로 시장 상황이 악화하며 공사는 첫 삽을 뜨기도 전에 무산됐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시행사가 금리와 지식산업센터 시장 위축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사업성이 낮고 분양률이 저조할 것으로 판단, 사업을 접는 게 낫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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