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는 중국인들…상하이 부자도 지출보다 '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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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3-07-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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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문화·오락 등 소비 줄여

  • 저축액은 20% 넘게 늘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최고 부자 도시 상하이 거주자들의 소비지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6일 지난해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톈진·칭다오·시안 등 15개 주요 도시의 1인당 평균 소비지출이 전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중국 도시 거주자의 1인당 평균 소비지출은 매년 5%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2020년은 전년 대비 3.8% 감소했고, 2022년에는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 수년 동안 1인당 평균 소비지출 전국 1, 2위를 차지했던 상하이·베이징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상하이와 베이징 거주자의 1인당 평균 소비지출은 각각 0.3%, 1.6% 감소했다. 상하이는 항저우에 1위 자리를 내주었고 베이징 역시 2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광저우·선전·톈진·칭다오·시안 등 도시 거주자의 1인당 소비지출 역시 많게는 8%에서 적게는 2%까지 줄어들어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이들 도시 거주자들은 대부분 교육·문화·오락, 교통·통신, 의류 등의 소비를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식품, 담배, 주거, 의료 소비는 증가했다.
 
펑파이는 대도시 거주자의 소비지출이 줄어든 것에 대해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소득 증가율이 둔화한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이들 도시의 1인당 소득 증가율은 전국 평균(16.3%)에 크게 못 미쳤다. 
 
베이징과 상하이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1인당 평균 소득이 8만 위안(약 1440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소비 수준이 다른 도시에 비해 높은 데다가 소득 증가율이 둔화하면서 ‘소비 의욕’이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지출 감소는 저축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중국 가계 저축 규모는 120조 위안을 돌파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중 상하이와 베이징 가계 저축액 모두 20% 이상 증가하며 전국 상위권을 차지했다.

코로나19 여파, 고용시장 부진 등 잠재적인 불확실성으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지하면서 '소비'를 경제 회복의 동력으로 삼았다. 이후 올 초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되며 '보복 소비'가 이어지나 싶더니 2분기부터는 소비 열기가 완전히 식은 상태다.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떠받치던 소비자들의 지갑은 올해도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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