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숙박앱의 수수료와 광고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배달앱·숙박앱은 온라인 플랫폼 가운데 입점업체들이 체감하는 수수료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9일 오픈마켓과 배달앱, 숙박앱, 패션앱 등 온라인플랫폼 입점업체 12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유통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0곳 중 6곳의 입점업체가 배달앱과 숙박앱에 제공하는 비용이 과도하다고 답했다.
배달앱은 조사 대상 중 수수료와 광고 비용이 매우 부담되거나 부담된다는 응답이 64.7%로 가장 높았고 숙박앱이 62.3%로 뒤를 이었다. 오픈마켓(36.0%)과 패션앱(29.0%)의 수수료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현재 부담하는 비용의 적정성에 대한 체감도(100점 만점 기준)는 비용이 부담된다는 답변과 역순으로 집계됐다. 패션앱(51.7점)은 유일하게 비용이 적정하다는 답변이 절반을 넘었고 오픈마켓(44.9점), 숙박앱(32.8점), 배달앱(32.3점)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입점업체에 판매수수료율은 패션앱이 19.1%로 가장 컸다. 숙박앱(11.8%)과 오픈마켓(11.1%)도 10%를 상회했다. 배달앱의 경우 음식가격과 비례한 수수료율을 책정하지 않아 수수료율을 산출할 수 없지만 배달앱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주문 1건당 배달비는 평균 3473원으로 조사됐다. 2만원짜리 치킨 한마리에 평균 배달비를 적용할 경우 수수료율은 14%대로 볼 수 있는 셈이다.
한 달에 부담하는 광고비는 숙박앱 입점업체가 평균 89만9110원, 배달앱 입점업체가 평균 19만1289원이었다.
플랫폼과의 거래 과정에서 불공정·부당행위를 경험했다는 업체 비율도 숙박앱(10.7%)이 가장 많았다. 배달앱(7.3%), 오픈마켓(6.3%), 패션앱(2.7%)은 한자릿 수에 그쳤다.
플랫폼 입점업체가 가장 많이 경험한 불공정․부당행위 애로사항은 “비용부담이 과다하지만, 협상력 차이로 대응이 어려움”이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의 제정 논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입점업체들 역시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숙박앱 78.7%, 배달앱 77.3%, 오픈마켓 77.0%, 패션앱 71.3%가 제도화를 원했다.
플랫폼-입점업체 간 중개 거래 계약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으로 표준계약서(또는 약관) 제정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배달앱이 68.0%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숙박앱(67.3%), 오픈마켓(61.3%), 패션앱(55.7%) 모두 과반을 넘었다.
표준계약서에 반영돼야 할 항목으로는 4개 분야 모두 ‘입점업체 규모별 수수료 차등제 도입 등 비용부담 완화 방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손성원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지난해부터 분야별 온라인플랫폼 자율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플랫폼 입점업체가 체감하는 비용부담 관련 애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숙박앱과 패션앱 분야 자율규제 방안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실질적인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월 30일부터 5월 22일까지 진행한 이번 조사는 온라인플랫폼 입점업체의 2022년 거래실태와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발굴하기 위해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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