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에 돌입했다. 이번 주에는 동원산업 1곳만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은 △SK E&S(AA) △JTBC(BBB) △KT(AAA) △롯데쇼핑(AA-) △동원산업(AA-) △에코프로(A-) △SK에코플랜트(A-) 등 10곳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이번 주(11일)에는 동원산업만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동원산업은 2·3·5년물로 회사채를 총 1500억원어치 발행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는다.
오는 9월 만기를 앞둔 공모사채 규모도 1500억원이라는 점에서 이번 동원산업 회사채 발행은 채무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5월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시장에 복귀하는 동원산업은 당시 1500억원 회사채 공모에 5700억원이 몰리며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이번에도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할 방침이다. 최근 KT, 롯데쇼핑 등 우량채를 중심으로 수요예측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3000억원대까지 증액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NICE)신용평가 등 국내 주요 3대 신용평가사는 동원산업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가했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을 통해 동원그룹 지주사로 전환됐다. 이에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동원로엑스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윤성국 나신평 연구원은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흡수합병을 통해 연결기준 매출 외형이 확대되고 사업포트폴리오도 다각화됐다”며 “주력 계열사들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에서 높은 경쟁력을 통해 우수한 영업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량채 훈풍에도 불구하고 이달에는 회사채 발행시장이 한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기보고서 제출, 휴가 기간 등이 겹친 계절적 비수기도 회사채 시장을 한산해지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5·10년물 시장금리는 평균 3.75%를 기록했다. 양도성예금증서(CP) 금리(A1급 91일물 기준)는 3.99%를 기록했다. 은행채와 공사채(공기업 회사채) 금리도 4%대를 기록 중이며 AA- 이상 등급(무보증 3년) 회사채는 4.54%, BBB- 이상(무보증 3년)등급 회사채 금리는 11%에 육박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 초에는 금리 상승세가 상반기 내 피크아웃(최고점 도달 이후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면서 “하반기가 돼도 시장금리 상승 기조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시장금리 하락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에 결국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른 시일에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힘들다면 발행사로서는 미뤄왔던 자금 조달을 어느 정도는 채워갈 필요성이 있다”며 “같은 맥락에서 최근 회사채 발행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