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격한 기후변화와 맞물린 일들이 사람들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5월 16일 강릉 지방은 35.5도로 올해 낮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올해 봄은 지난 50년 새 가장 더웠다고 한다. 벚꽃 여행을 계획했다가 이른 개화로 정작 벚꽃은 못 보고 왔다는 지인들도 있었다. 5월 말 괌에는 때아닌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올여름은 예년보다 장마가 길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는가 하면 최근 가뭄 때문에 캐나다 동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북미 동북부 지역은 연기로 뒤덮여 한 치 앞을 보기 힘들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한 기상 이변이 계속되면 결국 물 수요는 증가하고 물 공급은 줄어드는 등 장기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2023년 유엔 세계물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물 사용량은 지난 40년 동안 연간 1%씩 증가했다. 또한 이는 인구 증가, 사회경제적 발전, 그리고 물 소비 패턴으로 인해 2050년까지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자원의 제약이 더욱 심해질 것이 자명하다. 증가하는 인구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제조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며 그 결과 전반적인 제조업의 물 사용량도 증가하고 있다. 식음료 제조 기업은 제품 원료로 물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농작물 관개, 세척, 가축 사료 공급에도 사용한다. 반도체 제조를 위해서는 ‘초순수’가 필수적이며 데이터 센터 냉각에도 물이 필요하다.
기술 도입을 통해 수자원을 사용해 관리·보존하는 방식을 혁신할 수 있다. 수자원 관리는 물 공급의 보존뿐 아니라 수질도 담보해야 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어떻게 더욱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전통적인 수질 테스트는 일회용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수작업으로 채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인텔의 한 엔지니어는 AI와 고화질 카메라를 활용해 박테리아를 분류하고 수원(水源)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훨씬 더 경제적이고 지속적인 실시간 모니터링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클린 워터 AI’는 딥러닝 네트워크를 사용하여 물속의 위험한 박테리아와 유해 입자를 감지하며 전 세계의 수질 오염을 감지하고 차단하도록 확장할 수 있다.
인텔은 기업 운영에 사용하는 물의 양을 보존하고 지역사회와 수자원 복원 프로젝트 협력을 비롯해 기술을 통해 물 사용과 보존 방식을 혁신한다는 물 관리 전략을 수립했다. 2017년에 담수 소비량을 100%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0년에는 지역 유역에 대한 전반적인 영향을 줄이고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수자원을 지원해 2030년까지 사용한 물보다 더 많은 물을 보충하는 ‘넷 포지티브 워터’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넷 포지티브 워터는 제조 공정에서 상당한 양의 물을 필요로 하는 산업에서 특히 중요하다. 인텔은 전사적인 수자원 복원 목표를 설정한 최초의 기술 기업으로, 수자원 관리는 인텔의 지속 가능성 전략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물 효율이 높은 장비를 도입하고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물 사용을 적극적으로 제한하는 한편 최대한 많은 물을 재사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미 미국, 코스타리카, 인도에서 넷 포지티브 워터를 달성했다. 2022년 한 해에만 130억 갤런 이상의 물을 주변 지역사회로 환원했다. 일례로 미국 애리조나에서는 17개에 달하는 인텔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2021년에 8억9000만 갤런의 물을 복원하기도 했다. 이 중 한 사례는 덥고 건조한 여름철에 많은 물이 필요한 작물을 심는 대신 물을 덜 사용하고 여름이 오기 전에 재배 가능한 봄보리 같은 작물로 전환하도록 장려하는 프로젝트였다.
수자원 보호를 위한 투자는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을 개선하고 자연 회복력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개별 기업 혼자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물 공급망 중단으로 인해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 관련 위험에 노출된 기업은 무려 69%에 달한다고 한다. 이제 기업들이 물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모든 기업이 신기술을 개발하고 업체 간 협업을 통해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인류 공동의 미래를 준비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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